귀금속은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뚜렷한 톱 브랜드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품목이다.

그동안 귀금속이 음성적으로 거래된데다 생산된 제품이 중간상인을 거쳐
소매상에서 팔리는 유통구조에서는 생산자가 브랜드를 육성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91년 1월 귀금속의 국내판매가 허용된 이후 국내에서도 서너개의
브랜드가 만들어져 서서히 이미지를 구축해 가고 있다.

극동보석의 포나인, 화동의 골든 듀, 고려아연의 이베레떼, 금미체인의
리골드 등이 백화점판매망 등을 통해 자사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중 극동보석(대표 김동극)은 미국 유럽 등에 대한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세우고 있는 업체다.

지난 79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익산귀금속공단에서 가공한 보석 및 금은
세공품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국제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 제품은 유럽식 디자인이 특색으로 다이아몬드를 제외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와 준보석이 주종을 이룬다.

지금은 익산공장에서 제품개발을, 중국현지공장에서 생산을, 미국현지법인
에서 해외 마케팅을 하는 글로벌체제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년동안 대략 5년 단위로 4단계에 걸친 발전을 해왔다.

처음 5년간은 외국회사의 하청공장수준에 머물렀으나 5년후에는 원석을
사서 가공하고 완제품을 파는 수준(2단계)에 이르렀다.

89년부터 시작된 3단계에서는 테니스 팔찌등 특정한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단순가공한 보석을 판매하게 됐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와 뉴욕 맨해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듬해인 지난
94년부터는 보석 제품개발에서 마케팅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종합
보석회사로 성장했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지난해 익산공장에서 5백만달러, 중국법인에서 5백만
달러 등 모두 1천만달러어치를 수출, 국내굴지의 가공보석수출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극동보석이 이같이 수출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디자인을 전적으로
전문가에게 일임하는 등 남다른 전략으로 해외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
개발에 주력했기 때문.

또 해외세일즈나 마케팅에 현지인을 적극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김 사장은 1년에 절반을 중국과 미국에 머무르면서 보석쇼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 정보를 수집해 개발방향을 제시한다.

극동보석은 앞으로 미국과 중국현지법인의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영국이나
독일쪽에도 현지법인을 세워 유럽지역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함께 백화점 TV쇼핑 통신판매 등을 통한 브랜드홍보강화로 국내판매도
꾸준히 늘려 나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미국 일본 등에서는 귀금속도 브랜드제품판매가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국내 브랜드제품판매는 1%도 채 안되지만 계속 신용을 쌓아가면
10년후에는 수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시장의 20~30%정도는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브랜드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는 IMF(국제통화기금)한파로 다소 침체되어 있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수출과 내수에서 다시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