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계가 목마르게 고대하던 미국의 금리인하가 단행됨에 따라 이제
관심은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모아지고 있다.

우선은 미국경제의 활력 회복이 기대된다.

미국이 이번에 금리를 내리는 1차적인 목적은 미국경제의 활력을 되찾는데
있다.

지난 2분기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고 두달 반동안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등 경제둔화 추세에 제동을 걸자는 의도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회복은 미국에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경제의 회생으로 이어진다.

적어도 "완치는 아니더라도 병이 도지는 것은 막아줄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평가다.

빈사상태에 빠진 세계경제가 미국의 금리인하라는 "캄푸르 주사"만으로
완쾌되기는 어렵지만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았던 일본이 이른바 "미야자와
플랜"을 내놓으며 세계경제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다 영국과 캐나다 등이 뒤따라 금리를 내리면 세계경제는 안정세로
돌아서는 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결국 미국의 금리인하는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선진국 공조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 아시아 경제회생 =미국의 금리인하로 당장 기대되는 효과는 미국의
내수경기 부양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미국민들로서는 저축의 매력이 줄어들어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내수경기 회복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 등 아시아 기업들의 수출을 확대시키는 효과로 이어진다.

특히 달러 약세는 상대적으로 엔화 강세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등의 수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프라이마크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사이나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결정은 세계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미국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미국의 주도로 세계경제를 살리는 작업이 본격화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 국제자금흐름 개선 =미국의 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그동안 국제금융시장
의 교란요인이었던 과도한 달러 강세도 시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금리가 인하되면 달러표시 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게 되고 따라서
국제금융시장의 자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자연히 달러 가치가 약세가 되고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순조로워진다.

미국내에서도 채권시장으로의 자금집중 현상이 완화되고 주식시장에 다시
돈이 몰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증권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증시의 호전은 유럽 일본 등 다른 국가의 증시에도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세계 증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동조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이처럼 미국의 금리인하는 여러면에서 세계경제에 플러스 요인이지만
그렇다고해서 세계경제가 곧바로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는 데는 "일본의 부실금융기관 정리와 내수경기 회복"
이라는 또다른 과제가 남아 있어서다.

이에대해 IDEA의 수석 지역경제분석가인 자클린 옹은 "금리인하 초기에는
각국 증시가 오름세를 타겠지만 일본경제가 회복되지 않는한 그 상승세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