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28일 경제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경제회생에 대한 자신감과 경기부양 의지다.

이날 회견에서 김 대통령은 어찌보면 지나치리만큼 낙관론을 폈다.

그 근거로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은 물론 금리 환율 외환보유고 등
경제지표가 IMF(국제통화기금)와 합의한 것보다 조기에 호전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선 "내년 중반부터 우리 경제는 플러스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며 재도약의 희망속에서 2000년을 맞이할 수있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일관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낙관론은 언론에 우리 경제의 어두운 면이 부각되는데
따른 반작용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비관론이 비등할 경우 극심한 내수경기 위축으로 인한 심각한 실업이 우려
되는데다 건설 등 대규모 해외수주사업에서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통령은 실제로 우리 건설업체가 높은 수주실적을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
건설시장에서 한국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내용을 인용하며 "한국업계 깎아
내리기" 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보고를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견을 통해 추석을 앞두고 대규모 실업사태로 가라앉은 민심을
추스리기 위해 고심한 흔적도 찾아볼 수있다.

"추석때 가족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생활고에 대해 걱정을 나눌 것"
이라고 말해 대통령도 최근의 경제난을 국민들이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업에 대해서는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보여 투자심리를 부추기려 애썼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이와관련 "김 대통령은 경제회생을 위한 것은 모두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대기업의 구조조정문제와 관련해서는 타협이 배제된
원칙 고수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 대통령은 이처럼 이날 회견에서도 하나의 목표를 정해놓고 전력질주하는
국정운영보다 균형을 중시하는 평소 철학을 지켰다.

이날 회견이 비록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진작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강도높고
신속한 경제개혁이라는 기본틀에는 추호의 변함도 없다고 못박았다.

경제계의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이 이날 경기부양의지와 경제회생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미온적인 기업에 대해 철퇴를 내리겠다는 강한 어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협력관계가
설정될 것으로 기대했던 재계에 적지않은 실망감을 안겨 줬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에게 우리경제의 실상을 설명하고 경제회생
의지를 밝혀 우리 경제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는 데는 적지않은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