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감사원이 공직기강 감사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중간발표를 한 것은
사안이 그만큼 민감하고 관심이 높아 발표가 늦어질 경우 자칫 "업무공백"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동안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비위의 유형에 어떤 내용들이 포함될 것인지와
감사의 강도 내지 폭에 촉각을 곤두세웠었다.

일부 비리혐의가 있는 공무원들은 감사기간중 아예 사표를 제출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새정부들어 사실상 첫 공직기강 감사로 김대중대통령의 사정의지가 강력
하게 반영된 터라 이전처럼 형식적으로 치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6월25일부터 시작된 이번 감사에 전체 감사인력의 절반에
가까운 2백8명의 감사요원을 투입했다.

감사 연인원은 3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방식은 1차 자료에 대한 검증과 법인카드 추적, 컴퓨터프로그램을
통한 분석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1차로 참고한 자료는 정권교체기에 쏟아져 들어온 각종 투서와
제보였다.

이 자료들중 금품수수, 공금횡령 등 이번 감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신빙성있는 자료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부분은 투자기관.공기업 등이 관련 정부
부처에 대해 상납하는 내부 비리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기업등의 임원이 정부관련부처 고위간부에게 뇌물을
주거나 골프등 향응을 제공한 것 등이다.

감사원은 이들이 대부분 접대에 법인카드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투자기관, 공기업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파헤친 것으로 알려졌다.

계좌추적권이 없는 감사원이 찾아낸 고육지책이었다.

또 카드회사를 통해 기록을 수집한뒤 엑셀프로그램을 이용해 내역을
감사원 컴퓨터시스템에 입력해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특별히 많은 돈이 쓰인 경우를 추려내 일일이 사용자를 추궁해
혐의를 파악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 과정에서 카드할인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경우도 확인했다.

비자금으로 조성된 돈으로 뇌물을 건네거나 골프접대를 한 사실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와 같이 골프장에서 차량번호를 확인해 이를 추적하는 등의
방식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밝혔다.

감사원은 이밖에 각 기관들의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중 상례에 어긋나게
많이 사용된 부분을 집중 추적, 뇌물과 접대에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근무태만, 무사안일 등에 대해서는 제보내용과 주변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장기간 탐문수사를 통해 비위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