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기능장애는 남성에 비해 적극적인 치료대상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여성은 성에 대해 보수적인데다가 성기능장애로 인해 남성의 발기부전처럼
성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성기능장애는 부부의 질환이다.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부부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40%가 발기나 사정에 장애가 있고 여성은 63%가 흥분이나 극치감을
못 느끼는 장애가 있다고 한다.

이는 성기능장애에는 여성호르몬결핍보다 더 중요한 다른 요인이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의 성기능장애 유형은 성욕저하 불감증 극치감장애 성교동통 질경련
등이 있는데 대부분 정신적 심리적 원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된다면 성기능장애의 50%정도가 신경계
혈관계 내분비계의 기질적 이상인 것으로 밝혀질 것으로 예견된다.

여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음핵과 질에의 혈액유입속도가 빨라지고
음핵은 팽창하고 예민해지며 질은 길어지고 땀흘리듯 분비액을 분출한다.

이처럼 여성의 주된 성기관인 음핵과 질은 혈관상태 신경 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므로 이와 관련된 질환은 성기능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흡연 동맥경화 당뇨병 고지혈증 등 남성의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은
여성에게도 성적흥분을 감소시키고 질의 윤활작용을 감소시킨다.

필자가 동맥경화증에 걸린 암컷 토끼를 대상으로 질과 음핵의 혈류를
측정했더니 현저한 혈류감소와 세포섬유화가 나타났다.

신경계통 이상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척추손상의 경우 흉추부나 요추부의 전측부 척수가 손상을
입었을때는 외음부 감각마비, 극치감소실이 일어난다.

다발성경화증은 질윤활작용감소, 회음부및 질의 감각둔화, 성교통증,
성욕감소 등이 나타난다.

또 말초신경및 말초혈관에 장애를 주는 당뇨병을 앓는 여성은 35%가
극치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또 폐경후에는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므로 안면홍조 등 폐경기증후군, 질
상피조직의 위축, 심혈관질환이 생긴다.

성욕과 관련깊은 남성호르몬도 감소한다.

이들 호르몬을 보충하면 성기능이 개선될수 있다.

그동안 심리적인 원인에 치중해 연구돼왔던 여성성기능장애는 이처럼
기질적인 원인으로 초래될수 있기 때문에 정밀진단을 통해 원인에 따른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박광성 < 전남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