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룡 < 심사위원장 /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디자인 격차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중소기업의 디자인 개발환경이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래도 디자인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제품들이
많았다.

전반적으론 대기업 출품이 줄었으나 출품 품목이 다양해졌다.

특히 전에는 디자인 사각지대였던 식기등 생활용품 출품이 크게 늘었다.

디자인도 많이 좋아졌다.

GD마크에 대한 기업들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과거에는 심미성만 추구했으나 이제는 인체공학과 마케팅을 고려한 디자인
다운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상을 받은 LG전자의 아하프리는 소비자 마인드를 정확히 파악해
성공한 디자인이라 하겠다.

세계적으로 이런 획기적인 제품은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전기전자 제품은 실제로는 복합다기능이면서도 겉으론 단순화하는 경향이
엿보였다.

유니섹스처럼 성별이나 계층 구분없는 디자인 추세도 읽을 수 있었다.

포장디자인의 경우 한국적 이미지를 강조한 상품이 늘었으며 수준도
높아졌다.

포장 폐기물을 줄이려 노력한 흔적을 화장품을 비롯한 여러 상품에서 볼 수
있었다.

가구와 주택설비 출품작은 크게 줄었다.

편리성에 디자인 초점을 둔 모습이 역력했다.

타깃으로 삼은 라이프 스타일도 극도로 도시화 현대화되고 있다.

다만 가구중에는 한국 주거환경을 무시하고 장식을 너무 많이 붙여 불편한
것들이 있었다.

환경용품이나 의료기기 등은 여전히 출품작 수도 적고 수준도 불만스러웠다.

심사위원들은 디자인계 유통 언론 학계 소비자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공정하게 심사했다.

앞으로도 훨씬 많은 업체들이 더 좋은 제품을 디자인하기를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