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기원 < 현대상사 홍콩법인 상무 >

파란색 홍콩기를 대체한 빨간색 오성홍기만이 홍콩의 중국 귀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뿐 1년간 변한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홍콩 반환이 비즈니스 환경면에 영향을 미친 것 또한 별로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홍콩이 아시아 경제권의 일원으로서 이 지역 통화위기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을 수 없는 지리적 위치때문에 주식과 부동산 가격 폭락, 관광객
감소, 이자율 상승 등 경제적 기반인 금융과 서비스업이 붕괴에 가까운
격변의 1년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중국 귀속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 반환으로 인해 파생된 부정적인 요소를 든다면 정부의 정책 결정이
북경의 의도를 중시하여 둥젠화 정부의 독립성이 결여되고 사회 간접 자본
건설 등 대형 공사 수주에 중국계 기업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등 홍콩
경제의 강점으로 꼽혀온 경제 자유도의 훼손이 우려되는 것 중 하나이다.

또한 정부 토지매각 계획이 불황 타개책으로 갑자기 잠정 중단되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정부 관리간의 경제정책 이견이 노출되는 등
행정 서비스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98년 1.4분기 중 공영기관에 대한 부정부패 관련 투서가 전년대비 45%
증가한 90건에 달하는 등 행정 투명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점차 비즈니스
환경을 악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라 상당폭 인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무실및 주택 임차료, 소비자 물가, 학비 등도
생활환경을 어렵게 하고 있다.

중국 회귀 이전부터 꾸준히 영어 대신 공용어로 자리 잡아가는 북경어 중시
경향으로 인한 영어 통용성 저하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직률
등도 부정적인 요소들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장점들이 유지되고 있다.

아직도 잘 유지되고 있는 정비된 법규, 16%의 일률적이고 낮은 법인세 제도,
엄청난 중국 시장을 배후지로 한 지리적 조건과 용이한 중국및 동남아 시장
정보에의 접근, 통신및 교통 등 양호한 인프라가 장점으로 거론될 수 있다.

또 중국과 홍콩의 막대한 외환 보유고로 적극 방어되고 있는 통화의 안전성,
강화된 사회 치안 등도 홍콩을 여전히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센터로 만들고
있다.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 경유지로서의 경제적 중요성과 대만을 포용하려는
정치적 필요성이 중국으로 하여금 홍콩의 안정성을 계속 보장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아시아 통화위기로 홍콩 경제가 침체되어 있지만 1국 2체제를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상당기간 홍콩은 세계 최고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중국 경제의 한 부분으로 확고히 편입되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