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종금사만이 아니다.
은행은 물론 증권사와 군소금융기관들도 금융산업 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더욱이 IMF와 정부가 외국금융기관의 국내은행인수를 허용하고 통합금융감독
기구를 설립해 부실금융기관정리를 유도키로 합의, 금융산업 구조개편은
말그대로 "빅뱅"으로 이어지게 됐다.
비록 정리대상 은행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은행은 정리를 유도한다"는 발표에 그쳤지만 IMF와 협의과정에서 정리대상
은행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은행간 짝짓기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
이다.
<> 부실금융기관 처리주체 =내년중 발족할 것으로 보이는 통합감독기구가
부실금융기관 처리에 대한 전권을 갖게 됐다.
정부는 IMF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은에 통화신용정책과 관련한 일부
직접검사권을 부여하고 은감원을 분리, 증감원 보감원을 합쳐 금융감독원을
설립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부실금융기관 판정기준과 인수합병및 폐쇄를 포함한 퇴출
제도를 마련한뒤 이에 맞춰 자산부채실사, 정리방향권고 등 모든 구조조정
과정을 전담하게 된다.
각종 예금보험기구를 통합해 발족되는 통합예금보험공사를 활용, 필요할
경우 "가교은행"을 설립해 부실은행의 자산부채를 일시적으로 인수한다.
정리대상 금융기관의 예금의 원리금은 오는 2000년말까지 전액 지급을
보장한다.
<> 부실금융기관 판정기준 =IMF와 정부는 "국제기준에 맞는 건전성유지"를
부실금융기관 판정기준으로 명시했다.
이는 다름아닌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
현재 BIS는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BIS비율이 8%로 미만인 은행이 1차 정리대상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감독원은 부실금융기관 판정을 위한 별도의 건전성척도를
마련중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자기자본잠식분까지를 감안한 보다
엄격한 판정기준을 마련, 모든 은행을 세등급으로 분류하겠다는 것이다.
IMF는 또 BIS 바젤위원회의 협약을 준수토록 권고했다.
이에따라 금리및 환율 등 시장리스크를 감안한 신BIS비율도 내년중 도입,
부실금융기관 판별잣대로 활용될 전망이다.
<> 부실금융기관 정리시기 =정부는 당초 은행에 대해 내년 6월까지 자산
부채실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IMF와의 협의과정에서 일정이 대폭 앞당겨졌다.
모든 은행에 대한 실사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경우에 따라선 연내에 은행합병을 유도한다는 계획도 마련하고 있어
금융빅뱅은 당장 지금부터 시작됐다고 할수 있다.
<> 부실금융기관 처리방향 = 정부와 IMF는 2~3개의 정리대상 부실은행을
거명했으며 일부에서는 조만간 이들 기관의 방향을 합의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따라서 이들 은행이 어디인지가 금융빅뱅의 핵심이다.
현재로서는 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합병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금융빅뱅의 변수로 등장한게 외국금융기관의 국내금융기관 인수허용문제다.
정부는 이 문제를 긍정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외국자본이 국내은행을 자유롭게 인수할수 있게 됐다.
따라서 외국은행들은 자본참여방식을 통해 경우에 따라선 대주주로 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에서는 이와관련, 미국계 씨티은행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패키지
로 인수한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밖에 시장논리에 의해 금융기관 짝짓기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전망이다.
당장 업무정지를 당한 9개 종금사는 모기업, 다른 종금사나 증권사, 우량
은행에 흡수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국계은행의 국내 현지법인설립이 허용돼 국내은행들의 자연퇴출도
속출할게 분명하다.
현재로선 국민 한일 조흥 신한 하나 장기신용 기업 산업은행이 타의반
자의반으로 다른 은행을 흡수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