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자동차를 타고 북동쪽으로 1백40km쯤 달리면
이스마일 리아시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LG전자 이집트 생산법인 LG EEG가 위치한 곳이다.

LG전자가 이곳에 진출한 것은 지난 90년11월.

이집트 최고 명문대학인 카이로 공대를 졸업한 가엘씨(엔지니어.경력
5년차)는 "이 곳에서 일하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다.

LG의 세계화 전략을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가엘씨를 감동시킨 것은 딴 게 아니다.

"근로자에 대한 최고 대우와 꼼꼼한 품질관리"(이진영 이집트 법인장)가
비결이라면 비결.

LG EEG의 외형적 효과는 눈부시다.

사업개시연도(91)에 60만달러에 머물던 매출액은 95년 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업개시 이듬해인 92년부터 순익(16만달러)을 기록했으며 지난 95년에는
2백50만달러를 넘었다.

이집트 생산법인에서 만드는 제품은 컬러TV의 핵심부품인 절연코일과
고압변성기 튜너 등이다.

생산제품의 80%이상을 내수시장에서 충당하고 나머지는 유럽 등으로
수출한다.

이 공장의 최종제품 불량률은 0.1% 수준.

국내 구미공장보다 낮다.

올해초엔 현지 외국업체로는 최초로 카이로 공과대학과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또 우수 학생에겐 연간 2만5천달러를 장학금으로 지급해 졸업과 동시에
스카우트하고 있다.

이집트 공장에 근무하는 현지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1백50달러에서
2백달러 수준.

이집트 근로자의 2~3배에 달한다.

게다가 복리후생시설은 현지 진출한 외국업체중 최고다.

연말에는 전체 이익의 10%가 근로자에게 배당된다.

이같은 복리후생정책이 우수한 인력을 현지에서 채용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현지사회에서 LG EEG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6월 수출증진의날 행사에선 산업성장관을 비롯 투자청장, 주지사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직접 방문할 정도다.

LG전자의 야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엔 인근에 25만평 규모의 신산업단지용 부지를 조성중이다.

이곳에 오는 2000년까지 총 2억달러를 투자해 TV외에 냉장고 세탁기까지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LG는 이를 통해 이집트법인을 아프리카지역내 최대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세계화의 주요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LG전자 세계화 전략의 한가운데에 이집트 생산법인은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