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등록 취소 최종결정이 12월초로 미뤄졌으나 12개사는 대주주들이
주식분산 의지를 보이고 않고 있어 장외등록 취소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부도 등 불가피한 이유로 주식분산 자체가 불가능한 법인 11개사를 제외
하면 대부분 회사들이 대주주의 인식부족으로 장외등록이 취소되는 셈이다.

장외시장을 상장시장으로 가는 정거장쯤으로 생각하거나 회사를 자기재산과
동일시하는 대주주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조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대주주가 주식분산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법인은 동아일렉콤 동미전기공업 서울가든 영일화학공업 삼화실업
동방산업개발 삼호건설 한주개발 써니상사 서울창업투자 피죤 보성건설 등
12개사다.

이들 회사들은 11월말까지 주식(발행주식의 10%)을 분산하지 않거나 분산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12월초에 장외등록이 취소될 예정이다.

이들이 주식분산을 꺼리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장외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내재가치에 비해 형편없이 낮아 현재가격으로 내다팔면 크게 손해를
본다는 것과 <>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분산해 버리면 피땀흘려 일군 회사를
하루 아침에 남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 등으로 나눌수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젊은 대주주들의 경우 장외시장을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하는 등 자본시장에 대한 바른 관념이 정립돼 있지만 나이가 많은
대주주들은 아직까지 회사는 곧 자기재산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시장을
활용하기 보다는 지분지키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별 지분분산 거부이유를 살펴보면 동방개발산업의 대주주인 동방방직과
동방의 경우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1,300원에 불과한 마당에 지분
분산요건을 갖추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서둘러 주식을 내다팔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일화학공업의 대주주인 흥능종묘와 이덕훈씨는 애써 일군 기업이 하루
아침에 딴 사람손에 넘어갈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주식분산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협회는 이같은 대주주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장외등록
법인 대주주들을 대상으로 "장외시장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할 것을 구상
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설명회가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설명회의 필요성은 절실하게 느끼고 있지만 설명회를
개최하는데 필요한 돈이 족히 1,500~2,000만원은 될 것"이라며 "내년이나
되야 설명회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