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 이지만 앞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략분야인 것으로
지적됐다.
이를 위해선 산.학.연 공동체제 구축 등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긴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산업부 주최,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최근 대한상의에서 열린
제12회 ''신산업발전 민관협력회의-신소재 분야''에서 참석자들은 신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선 민.관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신소재 분야의 경우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이 연구개발에서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정부가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산부는 이에대해 금년말까지 신금속 파인세라믹 고분자신소재 등
분야별로 10대 개발과제를 선정해 오는 2000년까지 총 1,85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 =신소재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분야입니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보면 이 분야가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소재중에서도 첨단소재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산업을 일으키는 기초산업이란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특히 신소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이 선진국을 앞설
수 있는 분야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먼저 국내 신소재 산업의 기술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문제점과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짚어 보도록 하지요.
<> 배정찬 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신소재 분야에서 한국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전에 미국 일본 등에서 신소재를 어떻게 발전시켰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소재 분야의 최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은 신소재 개발의 출발점에서부터
차이가 있지요.
일본은 전기.전자 자동차 등 민간산업의 필요에 따라 신소재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반면 미국은 80년대 냉전당시 국방산업 육성 차원에서 신소재 분야에
접근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정부는 이 분야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지요.
냉전종식 이후 미국이 신소재 분야의 실용화 문제로 고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의 출발점과는 또 다릅니다.
한국은 이제 연구소에서 실험이나 하는 초보단계로 보면 됩니다.
일부 부문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 산업화 측면에선
미흡합니다.
지금 한국의 기술수준이 미국이나 일본의 몇% 수준이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오히려 이 분야에 어떻게 적응해 나가느냐가 더 긴요하지요.
신소재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데 그동안 소품종 대량생산에
익숙해진 한국이 어떻게 이를 키울 수 있느냐는 게 관건이란 얘깁니다.
또 외국의 경험에 비춰보면 한국은 미국보다는 일본의 성장과정을
뒤따르는 게 낫다고 봅니다.
민간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분야부터 투자를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란 뜻이지요.
또 기존에 개발된 재료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 신건철 강원대 교수(재료공학과) =신소재의 대명사인 파인세라믹의
경우 구조세라믹과 기능성 세라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진국은 이 두 분야가 고르게 발전해 있지만 한국은 구조세라믹중
일정 분야에서만 기술개발이 이뤄져 있지요.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 입니다.
개발비와 연구인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파인세라믹은 특성상 연구개발(R&D)이 핵심이지요.
R&D에선 돈과 사람이 열쇠입니다.
한데 무엇보다 개발비의 배분이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대학에서 연구비를 정부에 신청할때 보면 관련 부처간 업무분담이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중 삼중의 중복투자가 이뤄지는 폐단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예컨대 정부는 그저 민간쪽을 지원하기만 하면 되는 줄로 알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민간이라고 하면 보통 대학 기업 연구소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세곳의
역할과 특징이 모두 다릅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대학 기업 연구소가 나름의 기능을 갖고 3개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산.학.연 공동체제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연구인력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공대 졸업생을 기업들이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없다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 한만정 아주대 교수(공업화학과) =고분자 수지분야만 놓고 보면
범용수지는 한국의 기술이나 생산능력 등이 모두 세계적 수준입니다.
그러나 2세대 수지나 3세대 수지로 내려가면 미흡한 부분이 많지요.
이런 소재들이 개발이 안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내 소요량이 적어 시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관심을 갖지 않지요.
중소기업 입장에선 기술개발능력 자체가 부족하고요.
정밀고분자 화학제품이나 의료용 고분자 등이 모두 그런 것들입니다.
통산부가 오는 2000년까지 1천8백억원을 신소재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봅니다.
이는 신소재 산업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같은 투자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기술개발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독일에선 능력있는 대학교수들에게 정부가 연구비 등을 무조건
지원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러면 해당교수들은 책임감을 갖고 기술개발에만 전념하지요.
또 공업기술원 등 시험기관을 활성화해 기술개발을 적극 뒷받침할
필요도 있습니다.
<> 박영기통산부 기술품질국장 =신소재는 크게 세가지 기술적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 기초연구와 응용산업화가 밀접히 결합돼 있다는 점입니다.
즉 신소재 개발은 과학과 기술의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모든 산업의 기반으로서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입니다.
신소재는 항공우주 반도체 자동차경량화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기
때문이지요.
셋째 현재는 선진국이 시장이나 기술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기초과학 수준이 낮아 원천기술이 절대 미흡합니다.
한국이 첨단 신소재 분야에서 특히 취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신소재 기술력 향상을 위해 기초연구와 응용산업부문
양쪽을 모두 성장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선 인력양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세라믹 기초 연구기관으로
지정하고 과학기술처 국방부 연구기관들 간의 협력채널을 구축할 것입니다.
또 신뢰성 있는 시험서비스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입니다.
<> 박장관 =그렇다면 앞으로 기업들이 어떻게 신소재 분야를 개척해
나갈지에 대해 얘기해 주시지요.
<> 이장우 삼미종합특수강 중앙연구소장 =특수강 업종은 모두가 신소재
분야에 포함됩니다.
싸고 가공성이 우수한 새로운 강종을 개발한다는 게 특수강 업계의 기본
전략입니다.
또 그린라운드에 대비해 환경친화적 공정을 도입한다는 것도 기본 방침
중 하나지요.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론 무엇보다 범용 특수강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스트립 캐스팅 등 신공법을 도입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반도체에 많이 쓰이는 스테인리스 튜브와 청정강 등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이같은 업계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선 기술인증제도를 활성화하고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긴요합니다.
이와함께 산업현장에 우수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 우덕창 쌍용양회사장 =쌍용양회의 경우 시멘트 제조가 주력이나
여기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소재 분야를 제2의 주력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따라서 오는 2000년까지 이 분야에 총 1천억원을 추가 투자해 자성재료
구조재료 등 파인세라믹 부문의 매출을 2천억원 선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책임은 성장주도제품의 핵심기술을 개발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여 나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소재 분야의 경우 기초연구와 응용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 국내외 생산체제와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정부의 역할은 신소재 분야의 종합 발전체계를 구축해 주는 것입니다.
특히 신소재와 같이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이고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에
비해 기술개발기간이 긴 분야의 경우 정부의 역할이 더욱 큽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파인세라믹 전문연구기관을 설립해 산.학.연 공동
체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파인세라믹의 경우 각종 통계 등 자료가 부족해 업계가 애를 먹고 있다는
점에서도 전문 연구기관의 신설은 필수적이지요.
또 별도의 평가등록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합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선 연구개발과 시험생산 설비에 대한 장기 저리융자
혜택을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신소재 관련 설비를 관세 감면대상에 포함시키고 수출시엔 수출금융이나
세제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
이밖에 국산개발된 신소재를 국내 기업이 수입하는 경우 관세를 올리고
신소재 분야의 고급 연구인력에 대해선 병역특례를 확대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지요.
<> 이관용 한화바스프우레탄 사장 =신소재의 경우 연구개발에서
상품화까지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이는 연구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서 상품화까지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연구개발의 성과가 상품화까지 연결되려면 현장 기술인력의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연구개발은 내가 하고 상품화는 네가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론
곤란하지요.
연구개발자가 상품화까지 책임진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일본 교세라사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또 외국에서 도입한 기술을 철저히 분석해 자기의 기술로 터득하려는
현장기술자들의 기술자립 정신도 중요합니다.
기업은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키우려고 할 게 분명합니다.
따라서 정부쪽에서 할 일이 보다 많다고 봅니다.
특히 신소재의 경우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긴요한데 이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요.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각종 규제를 혁신적으로 풀고 준조세도 과감히 정리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
<> 변양호 재정경제원 산업경제과장 =정부는 그동안 신소재와 같은
벤처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왔습니다.
이같은 정책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특히 정부의 기술개발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감합니다.
예컨대 정부가 최근 추진중인 자본재 육성대책에선 3백11개 기술개발
과제를 지원중인데 이 정도 규모는 정부가 모두 관리하기에 벅찬 게
사실입니다.
또 품목별로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중복 지원되는 사례도 많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과정을
점검하고 평가해 개선해 나가는 작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 박장관 =이번 회의를 통해 신소재야 말로 잠재력이 많은 유망분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기업 학계 연구기관간 협력 연결고리를 강화해 나가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한국은 신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 회의는 그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 정리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