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천호동 파이롯트공장부지 2만6천6백96제곱m가 근린공원용지로
지정돼 오는 98년까지 강동구 도심에 위치한 공원으로 탈바꿈된다.

이는 그동안 대부분 아파트단지로 개발되던 서울시내의 공장이적지가 공원
으로 조성되는 첫 사례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20일 강동구 천호동 파이롯트공장이적지를 공원으로 지정, 타용도
로 개발되는 것을 막는 한편 시가 직접 사들여 98년까지 농경문화를 주제로
한 농업공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할구인 강동구는 이날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공람
공고를 냈다.

시는 공람공고가 끝나는대로 시의회 의견청취와 시도시계획위원회를 심의를
거쳐 공원지정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며 내년중 토지보상에 착수하기 위해 97
년도 예산에 토지보상금 7백억원을 책정키로 했다.

파이롯트공장이적지 공원조성사업은 도심 및 부도심지역중 녹지가 부족한
지역에 대해서는 공장이적지를 공원용지로 지정, 점진적으로 지역특성에 맞
는 주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시는 이밖에도 영등포구 OB맥주공장부지 5만6천5백여평과 대선제분 5천9백
여평 및 구로구 제일제당부지 2만3천여평등도 단계적으로 공원용지로 지정해
다른 용도로 개발되는 것을 막고 오는 99년까지 지역특성에 맞는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OB맥주공장부지는 산업공원으로, 제일제당부지는 자연생태공원, 대선제분은
숲의 공원이라는 주제별 공원으로 바뀌게된다.

그러나 이같은 시의 공장이적지 공원화계획은 토지보상비 재원마련과 공동
주택을 지으려는 토지소유주들의 반발이 예상돼 추진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실제로 천호동 파이롯트부지는 토지소유주와 삼성건설이 공동주택건설을 위
한 가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시관계자는 "현행 조례상 10만제곱m이하의 공원조성은 구가 담
당하게 되어 있지만 공장이적지의 경우에는 토지보상에 따른 예산문제가 있
는 만큼 시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면서 "공원용지로 지정해 시가로 토지보상
을 하는만큼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김준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