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통상가족 연찬회에서 미쓰비시 사장을 연사로 모셨다.

그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통해 지적했다.

한국회사나 일본회사 직원들이 퇴근하여 소주집으로 가는것은 마찬가지
이다.

그런데 일본사원들은 회사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해 놓고 해결을 위한
토론에 열을 낸다.

이에반해 한국사원은 그런 골치아픈 직장일은 직장내에서 끝내고 술이나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상사나 동료들의 약점을 들추어내 안주삼아 씹어
대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민족은 없는것 같다.

일본인들은 열가지중에 한가지만 잘해도 그 한가지를 부각시켜 칭찬해
주는데 한국사람은 아홉가지를 잘하고 한가지를 못하더라도 그 잘못한
한가지를 들추어내 비판하곤 한다.

언제부터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이 전래되었는지 모르지만
이제 이런 행태는 세계화시대를 맞아 국가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하는 마당에
백해무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자기보다 우수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반면 자기보다 못하고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동정심이 많다.

나라를 세우고 발전시킨 대통령 조차도 모시지 못하고 쫓아내거나 쏘아
죽였다.

남의집 점원이나 배달원으로 출발, 근검절약으로 자수성가한 대기업총수에
대해서는 무조건 두들겨야 박수를 친다.

반면 수재민구호성금같이 자기보다 처지가 못하고 불행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은 아주 후하다.

얼마전 TV에서 어느 국민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2백56명 전원에게 상을
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림 잘 그리는 상, 컴퓨터상, 청소상, 심지어는 제기잘차는 상까지
주었다고 한다.

이런 시상식이 전 국민학교로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