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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화해조서' 시효적용안받아..'재산몰수'무효 의미/파장

신군부가 당사자도 모르게 변호사를 내세워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는
화해조서를 꾸민 뒤 재산을 환수한 것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은 엄청난
파장을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당장 80년 당시 이같은 방법에 따라 재산을 빼앗긴 김종필 민자당대표등
정치인들이 포함돼있고 이들도 박영록씨의 뒤를 밟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다.

또 박씨와 달리 재산을 빼앗긴 뒤 대법원에서 이미 패소확정된 다른 피해
자들이 형평성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 확실해 정치권과 법조계가 한동안
신군부의 재산몰수소송 파장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상급법원과 대법원의 판결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여서
결과를 단언할 수 없다는 점에서 피고인 국가와 소송당사자간의 법리논쟁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또 이번 판결로 당시 신군부가 헌납자의 법적 대리권을 받지 않은 변호사를
멋대로 선임,화해조서에 꾸미게 하는등 초법적인 행위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소송의 쟁점은 신군부의 재산환수등과 관련된 기존의 유사소송
의 쟁점과는 달라 판례면에서도 큰 획을 긋는 것이다.

기존 피해자들은 신군부의 재산몰수가 오로지 어쩔 수 없는 강압적인 상태
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무효라고 다퉈왔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들이 재산을 빼앗길 당시 의사를 전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압적인 상황은 아니었다며 모두 패소판결을 내려왔다.

피해자들은 당해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모두 허탕
이었다.

그래서 이 사건을 맡았던 정인봉변호사는 쟁점을 바꿨다.

기존 사건처럼 강압상태로 따져서는 승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찾아낸 것이 바로 준재심소송이었다.

결국 이 방법은 기대하던 승소를 끌어냈고 80년 당시 몰수된 재산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정변호사의 쟁점은 간단하다.

80년 당시 신군부측과 박영록씨의 법적대리인으로 나선 이모변호사가 꾸민
화해조서는 대리권이 없는 행위에 이뤄진 것으로 무효라는 것이 핵심이다.

재판과정에서 신군부측이 박씨의 화해조서를 포함 모두 33건의 화해조서를
이모변호사에게 일괄적으로 맡겨 조서작성을 끝낸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80년 7월 17일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합동수사단 사무실
(구국회의사당 별관)으로 연행돼 이른바 김대중내란음모사건등에 가담했는지
의 여부와 4선의원으로서의 지위를 이용, 재산을 부정축재했는지의 여부등에
대해 수사를 받았다.

수사결과 박씨의 재산은 주택 한채와 임야를 합쳐 1억7천만원에 불과한 것
으로 드러나자 이를 부풀려 재산이 5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작, 임야의 헌납
을 강요받았다.

헌납치 않을 경우 자신과 가족의 생명에 위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협박까
지 받았다.

결국 박씨는 이 임야를 증여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하고 석방됐다.

그러나 문제는 증여받은 신군부가 법적으로 분명히 하기 위해 마치 화해로
재산이 환수된 것처럼 꾸민데 있었다.

신군부는 박씨와 안식면도 없는 이모변호사를 시켜 화해조서를 만든
것이다.

정변호사는 이같은 화해조서는 취소돼야 한다며 화해조서에 대한 준재심
판결을 요구하는 소송을 다시 냈다.

이미 기존의 강압을 쟁점으로 소송을 낸 뒤 패소한 뒤였다.

재판부는 "대리권없는 화해조서에 대한 준재심소송은 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재판결과 이모변호사가 소송대리권을 받지 않았는데도
작성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한 것이다.

정변호사에 따르면 이모변호사는 사후에도 박씨에게 아무런 통보한 흔적이
없다고 언급, 당시 신군부의 작업이 초법적인 행위였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판결이 박씨와는 다른 사건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다.

다시말해 허위의 화해조서가 꾸며진 박씨의 경우가 아닌 사건에도 같은
판결이 나지는 않는다는 얘기이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내려면 결국 화해조서가 허위로작성됐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

< 고기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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