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전남지사 체신부장관을 역임하는등 32년동안 오로지 행정관료의
길만을 걸어온 송언종씨(58)가 12일 제24기 사법연수원 최종 시험을 통과,
환갑이 다 된 나이에 법조인으로 변신한다.

내달 16일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송 전장관은 지난 61년 행정고시에 이어
63년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나 줄곧 행정직에 몸담아오다 지난 93년 2월
체신부장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으며 같은해 3월 연수원에 입교,사시합격
32년만에 연수원을 수료하게 된 것.

-뒤늦게 변호사로 새출발을 하게 됐는데.

"30여년동안 공무원생활만 했는데 법조인으로서의 활동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사법연수원에서 공부하는 자세로 성실히 변론에
임할작정입니다"

-변신의 동기는.

"공직을 그만둔 뒤 여생동안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변호사자격이 있다면 행정 경험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습니다. 결심하는데는 서울 법대 동기인 안우만 법무부장관의 적극적인
권유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아들뻘인 연수원 동기생들과의 생활도 쉽지 않았을텐데.

"항상 배우는 태도로 임했고 수업이나 체육행사등에 단 1분이라도 늦지
않는다는 자세로 둘째아들같은 후배 연수원생에 모범이 되려고 애썼습니다"

송 전장관은 특히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점심식사도 거른채
8시간여동안 치르는 중간 기말시험이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기억에
남는다고 술회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미력이나마 무료변론등을 통해 억울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특히 행정 경험을 살릴 수 있는 행정소송분야에서 열심히
뛰어볼 생각입니다"

송 전장관은 그러나 변론활동에만 전념하지 않고 존속살인 납치살인등이
잇따르고 있는 사회의 병든 부분에 대한 치유를 위해 의식개혁운동을 펼쳐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고기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