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성동구 능동 246의 9 국민은행 능동출장소에
현역 육군중위 하기용씨(25.부산 남구 용호1동 40의 3 장미아파트 201호)가
K-2 자동소총을 들고 침입, 은행직원과 고객등을 위협해 현금과 수표등
1천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다 은행직원과 청원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하중위는 이날 오후 노란색 바바리코트와 흰색모자등 사복차림으로 고객을
가장해 출장소에 들어온 뒤 갑자기 코트안에 감췄던 K-2 소총을 꺼내면서
직원들을 향해 "엎드려"라고 소리친뒤 청원경찰 임승재씨(29)을 개머리판
으로 목부위를 한차례 강타, 가스총을 풀게한 뒤 여직원 임정아양(23)을
위협, 갖고 들어온 군용가방에 현금과 수표등 1천만원을 담으라고 요구했다.

하중위는 임양으로부터 돈가방을 넘겨받고 은행문을 나서던 중 청원경찰
임씨와 은행직원 오육열씨등 4명이 덮치자 서로 엉켜 격투를 벌이다 여의치
않자 총과 돈가방을 놓고 달아났다.

이에 청경 임씨가 다시 추격,은행에서 7백여m 떨어진 어린이대공원 후문
에서 시민 기영철씨(31.서울 노원구 공릉동 117의 31)와 합세해 다시 격투를
벌이던중 은행비상벨 신호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하중위는 당시 K-2소총 (총번:583346)외에 빈탄창 1개, 군용대검 1개,
군용가방 1개등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실탄소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중위는 지난해 2월 육사를 졸업(49기)한 뒤 서울법대 사법학과 4학년
으로 위탁교육을 받아오던 중이었다.

하중위는 경찰에서 "9일 오전 10시 육사생도들이 수업에 들어가 내무반이
비어있는 틈을 이용,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육사생도 내무반에 침입해
K-2 소총과 빈탄창, 대검등을 훔쳤다 "고 진술했다.

하중위는 또 범행동기와 관련, "후배 신용카드를 빌려 사용하는 바람에
3백만원가량의 빚을 져 이중 12만원을 갚았으나 나머지 돈을 갚을 길이
없었다"며 "또 군생활을 하다 사회에 나와보니 사회에서 물질을 중요시
여기는 것을 알게돼 나도 승용차와 예쁜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검거직후 하중위의 신병을 넘겨받아 총기탈취및 범행경위등을
조사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