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새해들어 강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작년말 달러당 99엔대에 있던 달러는 현재 1백1엔대에 육박해 있다.

지난 2일 런던시장을 시작으로 4일까지 3일 연속 오른것도 뜻밖이지만
상승곡선이 상당히 가파라 앞으로의 달러움직임과 관련, 각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5일에는 연초급등에 따른 이식매물이 많이 나와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상승무드에 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30일 뉴욕환시의 달러시세는 일본 엔화에
대해 달러당 99.58엔으로 지난 한해를 풍미했던 저달러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독일 마르크에 대해서도 달러당 1.5491마르크로 저달러의 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55마르크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엔화에 대해 1백1.35엔까지 올라 작년 8월11일이후
처음으로 1백1엔선을 밟았다.

마르크에 대해서도 1.5593마르크를 기록, 일단 저달러의 분수령을
넘어섰다.

이처럼 새해들어 달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미정부가 "강한 달러"를
희망한다는 정책의지를 재천명, 달러강세를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미재무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환율정책보고서를 통해 달러가 회복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미국은 수출을 늘리고 대일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엔고(달러약)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었다.

그러나 엔고정책으로 달러가 급락하면서 미채권값이 폭락하고 주식시장마저
침체하는 금융시장불안을 초래하자 달러강세로 정책방향을 바꾸게 된
것이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는 국채를 발행, 외국투자자들에게 매각
해야 되는 미정부입장에서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방치할수 없는 형편이다.

달러에 대한 외환시장의 인식변화도 달러회복 요인이다.

새해들어 투자자들은 달러가 그동안 너무 많이 매각됐다고 판단, 달러매도
를 자제하고 있다.

미국이 조만간 인플레예방을 위해 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체첸침공으로 러시아정국불안도 달러가치 회복의 빼놓을수 없은 요소들이다.

특히 러시아사태는 국제정세가 불안할때마다 국제자금의 "위험 도피처"가
되고 있는 달러의 특성을 부각시켜 투자자들로 하여금 달러를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달러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달러움직임이 최대 관심
거리다.

회복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지난해처럼 90엔대로 폭락하는 달러초약세현상
이 재연될지에 기업과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해의 달러궤적은 회복곡선이다.

그렇다고 달러가 1년내내 1백엔이상에서 움직일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올상반기중 잠시 90엔대로 떨어지는 달러급락현상이 나타났다가 하반기에는
줄곧 1백엔이상에서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본수출업체들은 달러가 상반기중에 90-95엔으로 까지 폭락할 것으로
점친다.

미증권회사 스미스바니도 빠르면 올1.4분기중에 달러가 92-93엔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중에 달러의 대폭락사태가 작년하반기에 이어 한차례 더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대일무역적자가 상반기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미국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입수요가 약해지고 그에따라
무역적자가 줄어들어 달러는 1백엔 이상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하반기 달러시세는 1백5-1백12엔이다.

미행정부도 내부적으로 달러의 적정가치를 1백엔-1백10엔으로 보고 있다.

이정도면 수출확대효과도 어느정도 내면서 미금융시장의 안정도 꾀할수
있다는 것이 클린턴정부의 생각이다.

따라서 올해 달러는 상반기중 한때 95엔밑으로 떨어지는 대폭락사태가
발생하겠지만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에 힙입어 연간 평균치는 1백5엔 근처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