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우리말로는 "달이다"라고 하는 독특하고 낭만적인 지명이다.
우리 "월야회"는 이곳 중학교의 개구쟁이 12명이 23년전 중2때 만든
모임이다.
달빛이 이세상의 어둠을 소리 나지 않게 은은해 비춰주는 것처럼 밝고
낭만적으로 살면서 늘 고향을 잊지 말자는 취지가 담겨있다.
남녀 합해 1백40여명이 졸업하고 대부분 고향을 떠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 회원들은 그동안 줄기차게 만나고 또 만났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에 그만큼 순수하고 서로 아껴주는 사이이다.
두달에 한번씩 모이면 고향이야기와 바둑.장기로 날새는줄 모르기
일쑤이다.
1~3급사이의 비슷한 바둑실력은 난형난제로 승부를 가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을 잡아먹는다.
봄.가을 한번씩 갖는 확대모임은 처자식까지 포함해 40여명의 대식구가
모여 세월의 흐름을 절감케 한다.
우리 모임이 했던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고향 월야의 유래와 유적지 현황,
임진왜란때 용맹을 날린 의병장 심남일장군 일대기등 고향의 역사를 담은
"월야향토지리지"를 발간해 고향 후배들에게 배포한 일이다.
작년 여름에는 서부전선에서 육군대대장으로 근무하는 라성후회원의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위문했다.
우리가 기증한 노래방기기 덕분에 대대장병들의 노래솜씨가 평균 10점이상
향상됐다는 즐거운 소식도 들린다.
회원은 필자를 비롯해 정남진(의사) 김태용(현대증건) 곽수만(세무사
사무소) 정성석(전북대교수) 노홍배(제일은행) 김락진(나산실업) 안병래
(사업) 안병인(성용) 라성후(육군대대장) 유종필(시사평론가)등 다양한
직업으로 나눠져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하나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