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맞은 남북경협] (하) 지침제시/교통정리 시급하다
북미핵협상이 일단락되면서 기업들의 관심은 "이제 북한진출의 물꼬는
터지는 건가"로 모아지고 있다.
기업 북한진출의 제도적 걸림돌이었던 핵문제가 타결된 만큼 우선은
우리 정부가 이 의문에 "답"을 낼 시점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작 정부당국자들은 여전히 신중론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남북경협에 관한 한 "공"은 북한쪽이 쥐고있으며 정부의 대응방침도
일단은 북한측의 움직임과 맞물려 정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장석환상공자원부 제1차관보는 "제도적.공식적 차원의 대북경협 걸림돌
이었던 핵문제가 걷혀짐에 따라 억눌려져 왔던 기업들의 북한진출 욕구가
일시에 분출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북측이 체제안보라는 차원에서 남의
기업들을 취사선택하려 들 게 분명해 우선은 이 점을 지켜보아야 하며
현시점에서 서둘 일은 없다"고 말한다.
정부로서는 지난 92년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만들어 둔 부문별.분야별
대북경협 지침을 상황에 맞춰 손질해 나가되 우리쪽에서 먼저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정부의 이같은 "냉정한" 상황인식은 기업쪽에서도 비슷하게 관측된다.
선경그룹 회장실 관계자는 "최근들어 북한쪽에서 한국기업인들을 북경
으로 초청하고는 구체적인 합작사업 계획서를 들이대며 경쟁적인 경협
자금 유치를 유도하고있다"며 "정부차원은 물론이고 기업간에도 일정한
자율교통정리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과거 중국이나 러시아 진출당시
빚어졌던 과열경쟁의 부작용이 심각할 전망"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대기업그룹들도 비슷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조경한삼성물산 북방담당이사는 "현 싯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기업들의 무분별한 난립"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런 시각은 비단 한국기업인들 사이에서만 나타나고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고있는 "외국기업들의 북한진출 선점우려 운운"에
대해 적어도 주한외국상사원들의 시각은 냉소적이다.
서울일본상공인회의 고문을 맡고있는 최문호미쓰비시코리아상사 사장
(한국계)은 "노동집약적 제품의 공급원으로서 북한이 갖고있는 잠재적
매력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북한의 산업인프라나 통제적 산업
정책이 근본적으로 혁신되지 않는 한 북한이 서방기업들의 엘도라도
(황금의 땅)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최사장은 "과거 미쓰비시등 일본 굴지의 그룹들이 베트남이나 중국의
초기진출 수순으로 활용했던 정보수집차원의 지사설치도 아직 안돼있지
않은 상황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당분간은 핵국면의 진전추이를 봐야
하겠지만 본격적인 북한시장 노크가 이뤄지는 시기는 최소한 지금부터
2-3년이후가 아닐까 본다"고 덧붙인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들이 북한시장을 냉정하게 관조하고 있지만은 않은
것도 분명하다.
벌써부터 일부 기업들사이에는 북한시장 선점을 의식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 경수로설치를 놓고 현대 대우 동아등 대기업그룹들이 물밑 주도권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다.
중소기업들간에도 유망한 대북진출산업인 섬유 신발 완구 공예품등의
진출을 놓고 각개약진 움직임이 나타나고있다.
얼마전 북한 사리원에 농업용 비닐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서둘러
추진하다 돈만 떼인 기업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기 때문에라도 "정부가 최소한 기업들의 북한진출에 대한 가이드라인
은 설정해줘야 한다"는 업계의 주문이 증폭되고 있다.
"중소기업 남북경제교류 협의회" 간사를 맡고있는 림충규기협중앙회
국제부장은 "업종별 중복진출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과잉경쟁을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교통정리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학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1일자).
터지는 건가"로 모아지고 있다.
기업 북한진출의 제도적 걸림돌이었던 핵문제가 타결된 만큼 우선은
우리 정부가 이 의문에 "답"을 낼 시점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작 정부당국자들은 여전히 신중론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남북경협에 관한 한 "공"은 북한쪽이 쥐고있으며 정부의 대응방침도
일단은 북한측의 움직임과 맞물려 정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장석환상공자원부 제1차관보는 "제도적.공식적 차원의 대북경협 걸림돌
이었던 핵문제가 걷혀짐에 따라 억눌려져 왔던 기업들의 북한진출 욕구가
일시에 분출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북측이 체제안보라는 차원에서 남의
기업들을 취사선택하려 들 게 분명해 우선은 이 점을 지켜보아야 하며
현시점에서 서둘 일은 없다"고 말한다.
정부로서는 지난 92년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만들어 둔 부문별.분야별
대북경협 지침을 상황에 맞춰 손질해 나가되 우리쪽에서 먼저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정부의 이같은 "냉정한" 상황인식은 기업쪽에서도 비슷하게 관측된다.
선경그룹 회장실 관계자는 "최근들어 북한쪽에서 한국기업인들을 북경
으로 초청하고는 구체적인 합작사업 계획서를 들이대며 경쟁적인 경협
자금 유치를 유도하고있다"며 "정부차원은 물론이고 기업간에도 일정한
자율교통정리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과거 중국이나 러시아 진출당시
빚어졌던 과열경쟁의 부작용이 심각할 전망"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대기업그룹들도 비슷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조경한삼성물산 북방담당이사는 "현 싯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기업들의 무분별한 난립"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런 시각은 비단 한국기업인들 사이에서만 나타나고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고있는 "외국기업들의 북한진출 선점우려 운운"에
대해 적어도 주한외국상사원들의 시각은 냉소적이다.
서울일본상공인회의 고문을 맡고있는 최문호미쓰비시코리아상사 사장
(한국계)은 "노동집약적 제품의 공급원으로서 북한이 갖고있는 잠재적
매력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북한의 산업인프라나 통제적 산업
정책이 근본적으로 혁신되지 않는 한 북한이 서방기업들의 엘도라도
(황금의 땅)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최사장은 "과거 미쓰비시등 일본 굴지의 그룹들이 베트남이나 중국의
초기진출 수순으로 활용했던 정보수집차원의 지사설치도 아직 안돼있지
않은 상황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당분간은 핵국면의 진전추이를 봐야
하겠지만 본격적인 북한시장 노크가 이뤄지는 시기는 최소한 지금부터
2-3년이후가 아닐까 본다"고 덧붙인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들이 북한시장을 냉정하게 관조하고 있지만은 않은
것도 분명하다.
벌써부터 일부 기업들사이에는 북한시장 선점을 의식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 경수로설치를 놓고 현대 대우 동아등 대기업그룹들이 물밑 주도권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다.
중소기업들간에도 유망한 대북진출산업인 섬유 신발 완구 공예품등의
진출을 놓고 각개약진 움직임이 나타나고있다.
얼마전 북한 사리원에 농업용 비닐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서둘러
추진하다 돈만 떼인 기업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기 때문에라도 "정부가 최소한 기업들의 북한진출에 대한 가이드라인
은 설정해줘야 한다"는 업계의 주문이 증폭되고 있다.
"중소기업 남북경제교류 협의회" 간사를 맡고있는 림충규기협중앙회
국제부장은 "업종별 중복진출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과잉경쟁을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교통정리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학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