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 실태와 개발 ]]]

마크 발렌시아 <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 선임연구위원 >

북한의 무역은 주로 동북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이같은 특징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동북지역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거쳐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교통시설에 대한 수요가 매우 커질 것으로 믿고 있다.

북한은 따라서 현재 북한 동북지역의 불만족스러운 교통체계를 크게 향상
시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함께 청진 나진 선봉등 항구도시의 하역능력도 현재 연간 1천4백만t
에서 2천8백만t으로 늘리려 한다.

또 북한의 운송및 통신시설의 발전은 북한을 포함해 동북아시아라는 보다
큰 범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남북한간의 항공로 개설뿐만 아니라 북한 상공을 통과하는 항공로의 개설은
동북아시아의 항공망을 크게 증진시킬수 있을 것이다.

만약 동북아시아지역에 가스관 연결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보스토크계획"이
실현된다면 시베리아 동부및 러시아 극동지방의 가스가 북한과 한국을
통과해 일본지역으로까지 공급될수 있을 것이다.

이는 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원하는 동북아 국가들간의 경제협력을 다지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지리적으로 한반도는 동북아시아 지역 운송체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또 한국의 발전된 교통체계와 통신시스템은 한반도가 이지역의 인적 물적
교류및 정보유통의 거점으로 부상할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의 통일여부는 한반도는 물론 이지역의 운송망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동북아지역의 높은 경제성장은 이같은 교역거점 확보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앞으로 남북한 관계가 호전된다면 남북한간의 도로 철도가 다시 연결될
것이며 한반도는 일본과 유럽을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통일된 운송체계를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운송망 연결에 관한
현재의 논의들이 남북한 두 국가사이에서만이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간에서도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반도지역의 운송과 통신분야에 있어서 협조와
조정역할을 담당할 기구가 설립되어야 한다.

이같은 지역협력기구는 투자와 건설등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관련
국가를 포함해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질수 있는 다자간의 협력무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통신 해운 항공 도로 철도등 각부문별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세부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잊어서는 안될 중요한 점은 북한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