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힘든 게 실버타운 사업입니다"

일본최다의 실버타운 운영자인 일본노인복지재단 하세가와 레이이사장이
20년간 실버타운 6개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담이다.

아파트는 지어서 분양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실버타운은 노인들이
입주하는 시점부터 진짜 사업이 시작된다. 그만큼 설비보다는 운영의
비중이 높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재단이 운영하는 고베시북구나리코의 "유우유우노 사토" 유료양로원
에는 건물앞면에 "연금복지사업단 융자시설"이란 녹색 표지판이 붙어있다.

"실버타운을 설립운영하고자 하면 우선 건축비의 절반은 후생성에서
관리하는 국민연금기금에서 쉽게 장기저리로 얻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절반도 정부가 일반 금융기관에 융자추천을 의뢰해 대출이
용이합니다" 미카미 세이지(삼상성사)시설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세제혜택은 전혀 없습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나 실비유료양로원과는 달리 중산층이상을
고객으로 하는 유료 실버타운은 당연히 일반 사업체와 똑같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정부방침에서죠"

미카미씨는 일본노인복지재단이 운영하는 6개 실버타운의 부동산 재산세가
1년에 5천만원이고 법인소득세도 일반 법인세법에 따라 납부한다고 말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내더라도 <>융자액 입주금 관리비등 수입항목과
<>건물감가상각비 관리비용 개호비 직원월급 원리금지급등 지출부문을
주판알 튕겨보면 수익이 눈앞에 보인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입주노인들의 평균여명을 입주반환금 감가상각기간인 15년 정도로
봐서시멘트 건축물의 내구연한인 30년안에 노인 2명을 받으면 충분히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이런 생각으로 통산성관료 출신인 야마구치 요이치씨가 지난 73년12월
설립한 일본노인복지재단은 76년6월 도쿄 하마마스에 제1호 "유우유우노
사토" 실버타운을 개원했다.

하지만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유료양로원의 입주금을 적게 받은
게 시행착오였다.

입주노인들이 더 늙으면서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개호비가 많이
드는데다 그만큼 부양직원들도 늘려야했다.

그러나 처음 받아둔 입주금으로는 노인요양시설을 짓고 운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베 유우유우노 사토 요양원의 이야하시 노부코(여.45)개호인은
"75살의 오카키 여사와 85세인 센토아키 여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대개 개호인1명이 노인환자 2명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노인복지재단은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이즈다카하라(히즈오카현),
고베, 유카와하라(가나가와현),오사카(모니구치시),사쿠라(지바현)등에
잇달아 실버타운을 개설,받은 입주금으로 자금 숨통을 돌렸다.

또 제2호 시설부터는 노인전문요양원도 함께 건립해 치료를 요하는
입주노인들을 입원시키거나 노인환자를 입소시켰다.

처음부터 노인요양원에 들어가는 노인들은 일반 양로원보다 입주금을
3배이상 내야 한다.

이들 6개 시설의 인원만 해도 입주자 3천여명과 의사(요양원 상근)
간호사 물리치료사 생활상담원 영양사 관리직원등 직원이 4백여명
(시간제 임시직 제외)에 이른다.

일본에는 사회복지사 고용의무규정은 없다.

재단측은 효율적인 조직관리를 위해 본부(도쿄 소재)에 총무부 인사부
재무부 시설관리부기획부 홍보부등 6개 부서를 신설했고 부설 노인문제
연구소도 두었다.

이시무라 다카히로(서촌효박) 재단재무부장은 "입주율이 60-70%에
이르고 운영에 노하우가 쌓이면서 손익분기점에 달했다"며 "그러나
영리목적이 아닌복지재단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는 "수지제로"가
목표"라고 말했다.

또 화단과 활쏘기연습장 게이트볼장등 야외놀이공간을 마련해 노인들
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골프장은 6개
시설중 한곳에도 없다.

< 고베=정구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