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은 기원전 776년의 일이다.
"펠로폰네소스인이 한동안 그 제사를 버리고 경기를 돌보지 않아서
펠로폰네소스에 전쟁이 일어났다.
클레오테네스는 사람들을 다시 화목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돌이키고자
올림피아의 제전을 옛 관습대로 거행하고 체육경기를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제1회부터 229회 (137년)까지의 역사를 쓴 플레곤을
제1회경기가 개최된 사연을 이렇게 적어 놓아 당시 그리스일대엔
평화가 아니라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고대 올림픽경기는 1회때부터 반세기동안은 스타디온경주 한종목
뿐이었다.
이렇듯 한동안 경주종목만 고집한 것은 오래전부터 18~20세의 젊은이들이
포도송이를 손에들고 달음박질을 하여 풍요를 빌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경주는 풍요를 비는 주술적 제의에서 나온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보면 체육경기는 인류의 평화와 풍요를 비는 제의식에서
나온 것이고 현대의 올림픽이나 아시아드개최의 본뜻도 역시 같은데
두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제12회 아시안게임이 42개국 7,000여명의 선수 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14일동안 일본의 히로시마에서 개막된다.
1945년 원폭이 투하돼 15만5,200명이 사망하고 폐허가 돼버린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그래서 더 의의가 깊다.
히로시마의 평화공원 피폭자 위령탑에는 "고히 잠드소서 다시는
이런 잘못은 되풀이 하지않겠음을"라고 반성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아시안게임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할 개막식 행사에서도 애당초에는
"미증유의 체험"이라는 대목을 넣어 원폭의 아픔을 다시한번 강조하려했으나
"아시아의 희망"으로 내용을 바꾸었다는 뒷소문도 들린다.
가해자가 적반하장격으로 피해자인척 한다는 세계의 여론이 두려웠기
때문인것 같다.
7년동안 시민이 총동원되다 시피했고 1조8,500억엔(한화약14조8,000억원)을
투입,"평화의 도시"로 발돋움 하려는 의지로 이루어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이 그들이 내건 주제처럼 그들뿐만아니라 아시안인의
화합과 평화에 크게 기영하기를 기대한다.
"평화는 항상 체득되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평화를 지향한 실습이 항상 진행되어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말처럼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이 "평화를 위한 실습"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30억 아시아인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