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465)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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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가이요마루는 좌초가 되고 말았다. 조금 바람이 누그러지고,
파도도 약간 낮아지기는 했으나, 가이요마루는 절망적이었다. 물밑의
산호초에 부딪치는 바람에 배 밑창이 부서져 커다란 구멍이 뚫려서
바닷물이 펑펑 배안으로 차오르고 있었다. 거대한 선체가 암초 위에 얹혀
움직이질 못하고 차츰 한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완전히 기울어 옆으로 눕게 되면 파도에 떠밀려 암초에서 벗어나서
침몰할게 틀림없었다.
에사시 앞바다에 가이요마루가 좌초했다는 소식을 들은 히지가타는 당황
했다. 그런 악천후를 무릅쓰고 뭍의 보병은 진격을 계속하여 중도에
적군을 소탕하면서 오후에는 에사시의 외곽에 당도해 있었다. 바다로부터
함포사격하는 포성이 안들려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뜻밖에 좌초라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히지가타는 가이요마루에 대하여 단단히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독립국가를 만들어 그것을 유지해 나가는데는 없어서는 안될 방패처럼
여겨지는 것이었다. 만약 신정부측에서 독립을 용납하지 않고 공격해올
경우, 바다에서 그들을 막아내는데 가이요마루가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바다에서 침공을 저지하지 못하면 육전으로는 아무래도
수적으로 월등히 우세할 신정부측 군사를 당해낼 것 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크게 당황한 그는 후쿠야마로 비마를 띄워 그곳에 머물러 있는
군함들에게 급히 에사시 앞바다로 와서 가이요마루의 침몰을 막고,
에노모토의 생명을 구하라는 기별을 보냈다.
그날 해질 무렵이었다. 악천후여서 해가 지는 시각인지 어떤지도 알수
없는 어두컴컴한 사령관실로, "사령관님!"하고 소리를 지르며 거의
기다시피 하고 들어서는 사람이 있었다. 함대사령인 아라이이구노스케였다.
"무슨 일이오?"
"가이덴마루와 신렌마루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뭐라구요?"
에노모토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놀라는 표정에는 구조를 하러 오는게
틀림없는 것 같아서 기뻐하는 빛과 한편 당황하는 듯한 기색이 뒤섞여 있는
듯했다.
그는 얼른 둥근 창문 쪽으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서 다가갔다. 배가
기울어져 있어서 말이다. 바깥을 내다보았으나 창에 눈발이 묻어 얼어붙고
있어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안 보이는데. 틀림 없나요?"
"예, 틀림 없습니다.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했어요"
"뭘 하러 올까. 오면 안되는데..."
파도도 약간 낮아지기는 했으나, 가이요마루는 절망적이었다. 물밑의
산호초에 부딪치는 바람에 배 밑창이 부서져 커다란 구멍이 뚫려서
바닷물이 펑펑 배안으로 차오르고 있었다. 거대한 선체가 암초 위에 얹혀
움직이질 못하고 차츰 한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완전히 기울어 옆으로 눕게 되면 파도에 떠밀려 암초에서 벗어나서
침몰할게 틀림없었다.
에사시 앞바다에 가이요마루가 좌초했다는 소식을 들은 히지가타는 당황
했다. 그런 악천후를 무릅쓰고 뭍의 보병은 진격을 계속하여 중도에
적군을 소탕하면서 오후에는 에사시의 외곽에 당도해 있었다. 바다로부터
함포사격하는 포성이 안들려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뜻밖에 좌초라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히지가타는 가이요마루에 대하여 단단히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독립국가를 만들어 그것을 유지해 나가는데는 없어서는 안될 방패처럼
여겨지는 것이었다. 만약 신정부측에서 독립을 용납하지 않고 공격해올
경우, 바다에서 그들을 막아내는데 가이요마루가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바다에서 침공을 저지하지 못하면 육전으로는 아무래도
수적으로 월등히 우세할 신정부측 군사를 당해낼 것 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크게 당황한 그는 후쿠야마로 비마를 띄워 그곳에 머물러 있는
군함들에게 급히 에사시 앞바다로 와서 가이요마루의 침몰을 막고,
에노모토의 생명을 구하라는 기별을 보냈다.
그날 해질 무렵이었다. 악천후여서 해가 지는 시각인지 어떤지도 알수
없는 어두컴컴한 사령관실로, "사령관님!"하고 소리를 지르며 거의
기다시피 하고 들어서는 사람이 있었다. 함대사령인 아라이이구노스케였다.
"무슨 일이오?"
"가이덴마루와 신렌마루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뭐라구요?"
에노모토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놀라는 표정에는 구조를 하러 오는게
틀림없는 것 같아서 기뻐하는 빛과 한편 당황하는 듯한 기색이 뒤섞여 있는
듯했다.
그는 얼른 둥근 창문 쪽으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서 다가갔다. 배가
기울어져 있어서 말이다. 바깥을 내다보았으나 창에 눈발이 묻어 얼어붙고
있어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안 보이는데. 틀림 없나요?"
"예, 틀림 없습니다.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했어요"
"뭘 하러 올까. 오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