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표보다 수단/의지가 다듬어야 ***
우리는 이제 새로운 5개년계획을 국가경제와 사회발전의 청사진으로 갖게
되었다. 엊그제 정부가 비로소 확정발표한 제7차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이
그것이다. 수립지침을 마련하고 33개부문별계획 등의 입안작업에 착수한지
정확하게 1년만에 완성을 본 청사진이다.
도합 6차례의 지난날 5개년계획들이 모두 그랬던것처럼 7차계획은 달라진
환경속에서 한국경제와 사회가 다가올 5년간 지향해야 할 새목표와 실천
해야할 전략을 천명하고 있다. 즉 21세기의 선진화와 통일지향을 기본
목표로 선언하고 그에 접근하는 7차계획기간중의 기본행동지침으로 산업의
경쟁력강화 사회적 형평제고와 균형발전 개방.국제화의 추진과 통일기반
조성등의 3대전략을 설정하고 있다. 겸해서 이같은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위한 10개의 주요정책과제를 아울러 제시하고 있다.
7차계획은 한국경제의 선진화시기에 관해 여전히 분명한 입장을 삼가고
있다. 멀다면 멀고 한편 얼마 안남았다고 말할수도 있는 21세기를 선진
화의 목표시기로 막연하게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7차계획의 제지표와
정책내용들은 이 계획이 곧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는길이고 이 계획의
종료와 더불어 한국이 사실상 선진국이 될것임을 암시한다. 연평균 7.
5%의 실질경제성장률과 수입증가율을 다시 능가하게될 높은 수출증가율
등에 힘입어 목표연도인 96년 1인당GNP가 1만908달러에 도달하고
계획기간후반,즉 90년대 중반에 24개 선진국클럽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추진하게될 것이라는 내용등이 그 단적인 증거에 속한다.
총량지표상의 목표들은 과거에도 늘상그랬듯이 상당히 의욕적이다.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와 특히 여러모로 어려운 국내경제상황등으로 미루어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장미빛 전망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연평균 7.
5%의 실질성장과 6%내외의 물가상승은 그다지 무리한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되지만 취약하기 이를데없는 제조업과 수출산업의 경쟁력,가속화되고
있는 시장개방속에서 과연 수출과 수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그결과 국제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수 있을것인지는 극히 의심스럽다.
7차계획이 산업의 경쟁력강화를 3대전략의 최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는것도
바로 그런 우려때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할수있다는 자신감과 해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다.
과거 6차례의 5개년계획에서 설정된 목표들은 언제나 단순한 전망치며
의욕과의지가 가미된 것이었으며 그렇게 설정된 목표까지도 으레
초과달성하곤 해온 빛나는 업적을 우리국민은 갖고있다.
세계는 그것을 한강의 기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우리는 빈곤에서 탈출
하여 이제 경제선진국을 넘보기에 이르렀다.
결국 국민적 자신감회복과 굳센 성취의지의 결집여하에 선진화가
달려있다고 해야한다. 설령 선진화를 실현하지 못하더라도 7차계획기간은
선진권으로의 진입여부를 판가름할 결정적 분수령이 될것이다. 또
7차계획은 새로운 경제개발세대의 시작이며 그 목표는 다름아닌 선진화와
통일된 경제대국의 실현이어야한다.
내외여건에는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예상된다. 세계경기의 점진적
회복전망에도 불구하고 블록화와 갈수록 격화될 경쟁이 한국경제의
력동성회복에 커다란 제약이 되고 국내적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구조전반의
변화과정에서 초래될 많은 갈등과 마찰이 계속해서 큰 짐이 될 전망이다.
이같은 제약과 짐을 극복하면서 선진국으로 가는길,또는 최소한 그 길에
접어드는 길은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뛰는것 뿐이다.
정부는 말로만이 아니라 제도와 행동으로 민간주도와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한 정책운용을 해야한다. 정부운용도 내실화,효율화해야한다.
대기업의 소유분산과 전문경영전환등의 경영혁신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기업의욕과 근로정신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안된다. 또 가계는 절제있고
합리적인 생활로 밀어줘야한다. 더이상 가난한 나라가 아니지만 모든
경제주체가 다시 "헝그리정신"을 가져야한다.
선진국을 향한 목표를 실현하기위해서는 그와같은 경제주체들의 자세외에
올바른 전략과 효율적인 정책운용이 중요하다. 목표보다는 수단,총론
보다는 각론이 역시 중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 각론을 이어서 보다
구체적으로 점검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