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에 '범고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나이키 덩크로우와 뉴발란스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뉴발란스 530'의 가격이 최근 1만원씩 올랐다. 인건비와 물류비, 그리고 원자재비가 오르면서 신발 등 의류 가격도 야금야금 오르는 모양새다. 통상 의류업계 성수기라고 불리는 가을·겨울 시즌을 앞두고 옷값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소비자의 물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생산원가 올라 인상 불가피
미국 뉴발란스의 판매 가격도 올랐다. 미국 해외직구 과세 기준인 200달러가 채 안되는 가격으로 '직구템'으로 불렸던 뉴발란스 993 모델도 최근 한번에 25달러가 올라 224.99달러가 됐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오르면서 가격을 인상하라는 방침이 글로벌 본사로부터 전달됐다"며 "다만 국내에서는 미국보다 10~15% 정도 낮은 가격에 판매돼온 만큼 인상 후에도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에는 아디다스가 대표 제품 '슈퍼스타'의 가격을 17% 올리기도 했다.
옷 가격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올랐다. 유니클로도 지난 2월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신사도 지난해 하반기 자체제작(PB) '무신사스탠다드' 제품을 평균 10%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료부터 인건비까지 안뛴게 없다"며 "제조공장이 많은 베트남과 중국 인건비도 최근 많이 올라 이제 중남미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패션업계 친환경 바람이 불며 단가가 높은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도 생산원가 인상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가을·겨울 앞두고 옷값 또 오를듯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도 최근 재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가에서는 재고 및 마진 악화로 인해 2024년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유명 힙합가수 '예(칸예 웨스트)'와 협업한 브랜드 '이지(Yeezy)'를 운영해온 아디다스는 예의 혐오발언 논란으로 1조원이 넘는 재고 부담을 진 바 있다.
한편 봄·여름 시즌보다 원재료가 더 많이 쓰여 객단가가 높은 가을·겨울시즌을 앞두고 옷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통상 시즌이 시작되는 봄과 가을에 가격이 인상되는데, 특히 성수기로 분류되는 가을·겨울 시즌이 시작될 때 신상품 출시와 동시에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체감 물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 5월 의류 및 신발 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나 올랐다. 1992년 5월 이후 31년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양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