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방학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려고 하는 유인식(38)입니다. 59.4㎡(18평) 점포를 보증금 2000만원, 권리금 1000만원, 월세 110만원에 임차하려고 합니다. 가게는 지하철 1호선 방학역에서 나와 대로변을 건너 도깨비시장 방향으로 가는 혼합상권에 있습니다. 주변에 잘되는 음식점은 ‘마포갈매기’ 고깃집과 호프주점인 ‘치킨주막’ 정도입니다.

업종을 선택할 때 닭볶음탕집이나 실내포차도 고려해 보았지만, 주변 상권을 고려할 때 호프주점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업 준비단계로 음식을 잘한다는 맛집 수십곳을 벤치마킹하러 갔습니다.

보통 소문난 맛집은 단일 메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메뉴가 많을 경우 어떤 음식이 맛있고, 대표 메뉴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어떤 모양인지, 어떤 냄새인지, 어떤 맛인지 꼼꼼히 살폈죠. 명함도 꼭 챙겼고, 명함 뒤에 대표 메뉴와 맛의 평가를 적었습니다.

방학동 상권의 고객 성향, 소득 수준, 음식점의 영업상태, 영업스타일에 관해서도 주의깊게 살펴봤습니다.

샐러리맨이 많지 않은 동네라 점심영업은 잘 안 됩니다. 유흥가는 새벽 4~5시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많지만 이 지역은 수요가 없기 때문에 일찍 문을 닫습니다. 그나마 새벽까지 하는 집은 해장국집 정도입니다. 늦게까지 술 마실 만한 집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반경 2~3㎞ 안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새벽 5시까지 영업하는 소주호프집으로 업종을 정했습니다. 인테리어나 메뉴 구성도 2030세대의 트렌드에 맞추려고 합니다. 영업전략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의뢰인의 점포가 있는 방학역 도봉소방서 맞은편 도깨비시장으로 가는 이면도로는 5층 이상 건물을 보기 힘듭니다. 다세대주택 및 빌라가 주류를 이루고 있죠. 주택가 밀집지역이라 인구밀도는 높은 편입니다. 대로변 방향으로는 병원, 한의원, 약국, 은행 등이 있고 주택가 이면도로의 가게들은 부동산, 미용실, 슈퍼, 과일가게, 분식집 같은 생활밀착형 업종이 대부분입니다.

이 지역은 재개발되지 않은 단독주택이 많은 노령화된 상권이기도 합니다. 가게를 중심으로 1차 상권의 범위는 반경 100m가 고작입니다. 서울지역 평균보다 소득 수준이 낮고 저가형 소비를 즐기는 지역입니다. 먹자골목 같은 체계적인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고, 보증금과 월세가 저렴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을 둘러보면 갈 만한 주점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이 허름한 7080 분위기의 호프집이 대부분입니다. 인근 호프집의 인테리어나 청결 상태, 메뉴의 질이 모두 낮기 때문에 2, 3차 손님들은 대부분 택시를 타고 가까운 번화가로 빠져 나갑니다.

동네상권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가족 단위 고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안주 메뉴를 늘려 술과 식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하세요. 가격도 저렴하게 책정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생맥주를 판매한다면 수제 치킨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본사에서 반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의뢰인은 신선한 재료와 좋은 기름을 토대로 한 웰빙치킨을 선보여야 합니다. 주변에 이를 적극 홍보하면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골뱅이무침의 경우에도 포와 땅콩, 건포도를 첨가해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게 좋습니다.

식사와 안주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소면을 곁들인 낙지볶음도 추가하면 좋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소시지 야채볶음이나 튀김류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번 방문한 고객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줘야 재방문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 푸짐하고 인정 많은 점포 이미지를 연출해야 합니다.

2030세대에 걸맞은 인테리어를 한다고 가정하면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파스타, 오믈렛 등과 음료를 함께 판매하는 ‘시간대 판매전략’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주류 구성은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치킨류, 튀김류, 탕류, 볶음류, 샐러드나 기타 안주류 등으로 구분하면 고객들이 주문할 때 보다 쉽게 안주를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게에서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 것은 바로 사인물입니다. 간판, 현수막, 메뉴판 등 매장 안팎에 있는 사인물을 보고 고객들은 상호나 상품 정보뿐만 아니라 가게 분위기와 신뢰도까지 감지하게 됩니다. 이 부분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ceo@yunha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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