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리' 요가 습관 형성 챌린지 모습.
'웰리' 요가 습관 형성 챌린지 모습.
서울 강남에 사는 30대 중반 직장인 A씨. 야근이 잦은 그는 퇴근하면 밤 11시다. 이미 피트니스 센터는 문을 닫은 그 시각. 그는 집에서 요가에 '접속'한다.

2년도 안돼 1만6000명의 '요가 마니아'들을 반하게 한 온라인 요가 수업 플랫폼 ' 웰리'를 운영하고 있는 배재호 더라피스 대표를 지난 8월16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그는 창업만 3번째인 연쇄 창업자다. 2012년 영어교육앱 '밀당영어'서비스를 운영하는 아헤플을 공동창업하고, 이후 뇌파분야로 관심을 옮겨 뇌파기반 AI기업 '룩시드랩스'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그렇게 8년을 일하다 결국 번아웃이 왔다. 배 대표는 "발리 여행에서 2주간 요가와 명상을 하니 힘든 것이 사라졌다"며 "지식노동자들이 많아지면 웰니스(웰빙+행복)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겠다 생각해 2019년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베트남 다낭에서 스파 큐레이션을 시작했다. 당시 다낭은 한해 한국인 관광객이 170만명에 달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 여행지였다. 그는 와인 소믈리에처럼 전문가가 직접 고른 좋은 스파만 엄선했다. 사업후 6개월 만에 시드 투자(2.4억원)을 유치했고, 동남아 12개 도시로 서비스를 늘렸다.

그러다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가 터지자 그 많던 관광객이 끊겼다. 2020년 3월엔 결국 매출 0원이 됐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스파 사업 성공후 해외 요가원 큐레이션을 준비중이었다"며 "생존을 위해 서둘러 온라인 요가 수업 플랫폼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당시 대세였던 온라인 홈트 시장을 공략했다. 요가는 코칭이 중요한데, 기존 업체들은 강사가 동작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피드백 없는 온라인 강의도 대부분이었다. 그는 이점을 파고 들었다.
'웰리' 원격 요가 모습.
'웰리' 원격 요가 모습.
웰리는 전문적인 요가 강사와 수강생을 화상앱 '줌'을 통해 연결해 준다. 수강생이 원하는 시간대 강의를 선택하면 '줌' 링크를 보내준다. 수강생은 미리 촬영된 사전 편집 영상을 보면서 요가 동작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강사는 시범 동작 없이 수강생에게만 집중하면서 피드백을 하는 시스템이다. 배 대표는 "요가는 섬세한 동작을 요구해 피드백이 가장 중요한 운동"이라며 "AI로는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코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PT 업체들의 '출혈경쟁'으로 서비스를 중지하는 업체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웰리는 오히려 수업을 더욱 늘렸다. 배 대표는 "고객들의 피드백에만 집중했다"며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수업을 듣고 싶다는 요구를 받아들여 기존 56개의 수업을 100개 이상 과감하게 늘렸다"고 말했다.

타깃층 공략이 통했다. 웰리 이용자는 연봉 5000만원 이상 30대 중반의 소비력 있는 여성이 주 고객이다. 이들이 퇴근후에도 요가를 할 수 있도록 새벽 5시50분부터 밤 12시까지 열었다. 재구매자의 10%가 평균 110만원을 결제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이 무조건 저렴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됐다"며 "만족스러운 고객 경험을 준다면 소비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B2B 시장에서도 인기다. GS샵,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SK베네피아와 NHN도 직원 복지 차원에서 웰리를 쓰고 있다. 동남아와 일본을 연계한 웰니스 여행 상품도 본격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그는 "현재 프리A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주최하는 디데이에도 출전하며 펀딩을 준비중"이라며 "프리미엄 웰니스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8월16일 배재호 대표 인터뷰 전문
'웰리' 배재호 더라피스 대표.
'웰리' 배재호 더라피스 대표.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요가 코칭 플랫폼 '웰리'를 운영하고 있는 배재호 더라피스 대표(37) 입니다. 이번이 3번째 연쇄 창업자 입니다. 처음에는 창업에 대해 관심 보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저에게 맞다고 판단해 창업을 했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2012년 온라인 영어교육 스타트업인 아헤플을 공동창업으로 시작하여 '밀당영어'서비스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AI기반 영어단어 암기앱 이었습니다. AI가 예측해 단어를 까먹는 시기가 오면 푸쉬를 통해 알려주는 서비스였습니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운동과 교육은 사람이 직접 코치를 통해 의지를 자극 시켜야만 더욱 효과적인 성과가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두번째로는 뇌파 연구 AI기업 '룩시드랩스'에 창업멤버로 합류하게되면서 인지 학습을 더욱 파고 들어 뇌공학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사용자 감정에 따라 VR로 몰입 시키는 기술이었습니다. 명상이나 치매 측정 같은 정신적인 기술 측정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Q. 어쩌다 웰니스 사업에 뛰어 드셨나요.
"2019년 8년 동안 사업을 하니 심신이 많이 지쳤습니다. 그러다 발리에서 2주간 요가와 명상, 서핑, 다이빙, 스파, 독서를 하니 힘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주위의 외국인과 한국사람들을 보니 대부분 스타트업에서 일하거나, 마케터, 기획자 등 고강도 지식노동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해외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관광이 아니라 내몸의 리프레시 였습니다. 고강도 지식 노동자들이 점점 많아지면 웰니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현재 국내 오프라인 요가와 필라테스 시장 규모는 3.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웰리' 괌 요가투어 모습.
'웰리' 괌 요가투어 모습.
Q. 사업은 어떻게 시작 하셨나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스파라고 판단했습니다. 첫 사업은 베트남 다낭의 스파 큐레이션 이었습니다. 코로나 직전 한해 한국인 관광객이 120만~13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여행지였죠. 당시 한국 직항만 37편에 달할 정도 였습니다. 스파는 어뷰징과 광고성 조작이 판을 치고 있었습니다. 가격이 싸고 친절하면 무조건 점수가 높죠. 하지만 좋은 스파는 아닙니다. 스파도 와인처럼 소믈리에가 직접 평가를 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후 6개월 만에 시드 투자(2.4억원)을 유치했고, 동남아 12개 도시서 서비스를 했습니다."

Q. 코로나 타격이 크겠습니다.
"관광객이 끊기자 2020년 3월 매출이 0원이 됐습니다. 위기였죠. 온라인 요가 수업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화상통화 서비스 '줌'을 통해 사전에 제작된 요가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면, 강사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코칭을 받는 시스템 입니다."

Q.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 첫 창업 '밀당영어'에서 사업 핵심 근간을 파악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AI와 콘텐츠라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기술 중심 사고보다 사람 중심으로 풀어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웰니스의 핵심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입니다. 웰리는 사전에 촬영한 편집 영상을 통해 강사는 코칭에만 집중합니다. 당시 많은 온라인 코칭 서비스가 있었지만 대부분 사업을 접었습니다. 하지만 웰리는 요가 부문 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강사와 수강생을 연결하고 피드백을 주는 과정을 효율화 한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해외 유사 사례가 있나요.
"처음에는 온라인 요가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당시 스파 사업을 성공적으로 론칭후 해외 오프라인 요가원을 큐레이션 하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업을 전환했습니다."
'웰리' 요가 영상 모습.
'웰리' 요가 영상 모습.
Q.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점이 있나요.
"요가는 코칭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은 동작을 보여주기 급급하더군요. 온라인 강의는 피드백도 안됩니다. 그럴거면 차라리 VOD가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AI코칭 서비스는 미세한 동작에는 디테일이 떨어집니다. 동작이 큰 것만 가능하죠. 요가는 섬세함이 필수적입니다. 운동이나 교육은 사람이 직접 코칭을 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죠. 오프라인보다 더 꼼꼼하게 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테스트를 해보니 결과도 같았습니다. 기존 서비스는 플랫폼 지향한다면, 우리는 컨시어지를 지향하는 서비스 입니다."

Q. 요가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첫 단계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요가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매일 함께 하다보면 친밀감이 상승합니다. 요가 커뮤니티를 형성하죠. 그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 카페, 공원, 미술관에서 요가를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중입니다. 최근 웰니스 해외 상품도 4번 다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Q. 사업의 전환전이 있었나요.
"2021년 말 온라인 PT 경쟁사들이 서비스를 중지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도 사업 규모를 어느정도 유지할지 고심이었지만, 고객들의 피드백에 집중했습니다.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수업을 듣고 싶다는 요청을 받아들여 기존 56개 수업을 100개로 과감히 늘렸습니다. 그것이 통했습니다."

Q. 타깃층 공략이 통했던 것이군요.
"유료 결제자 조사를 해보니, 웰리 이용자는 30대 중반의 연봉 5000만원 이상, 소비력이 있는 여성이 주 고객층이었습니다. 그들을 잡기 위해 수업 퀄리티를 올렸고, 시간대도 더 다양하게 늘렸습니다. 웰리 이용자 평균 26만원씩 지출 했습니다. 재결제자 10%는 평균 110만원을 결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이 무조건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험을 만족 시킨다면 소비자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Q. 고급형 홈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입니까.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바쁜 직장인이 타깃 입니다. 요가를 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향과 차, 아로마 같은 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을 더욱 만족 시키려 노력중입니다. 앞으로 필라테스, 명상, 싱잉볼, 식단 트레이닝까지 지속적으로 관리 받기 위한 코칭시장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Q. 해외 고객에게 어필할 무기가 있습니까.
"한국식 K요가 라는게 있습니다. 기존 영미권 요가원은 수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체계적이지 않고 코칭 시스템이 없죠. 반면 동양인은 눈에 보이거나 뚜렷하게 달라지는 무언가를 원하죠. 더 성장하고 관리 받는 느낌이 강한 것이 한국식 요가입니다. 친절하고 꼼꼼하고 지속적인 코칭이 장점입니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충분히 통할 잠재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이용 고객과 매출, 사업 성과는 어떠한가요.
"약 2만명(2022년 7월 기준)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14명의 강사가 주당 온라인 수업 150개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새벽 5시50분부터 밤 11시20분까지(12시에 종료) 매일 15개의 수업이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21년도 전체 매출 대비 약 132% 성장했습니다."
실제 '웰리' 수업 영상 모습.
실제 '웰리' 수업 영상 모습.
Q. 기업들이 직원 복지 차원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B2B시장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위워크와 협업을 진행중입니다. GS샵, 아모레퍼시픽 이어 SK베네피아, NHN등 대기업내 사내복지 서비스로 제공하였습니다. 보통 재택근무+출근을 믹스하는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회식과 워크샵 대신 집에서 요가나 다도를 통해 친밀해지는 효과가 큽니다.”

Q. 또 어떤 업체들과 협업중이신가요.
"취미 여가 플랫폼 '프립'과 협업해 웰니스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더 추가하거나 생각해놓으신 신사업은 있으신가요.
"동남아와 일본을 연계한 온-오프라인 믹스 '웰니스 여행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온라인 클래스를 이끌 전문 강사진도 더욱 늘릴 생각입니다. 내부에서 강사를 선발하는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웰리의 수업비용은 오프라인 요가원의 80%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강사진의 퀄리티를 더욱 높일 생각입니다. 오프라인 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 웰니스'를 만들 계획입니다."

Q.투자사 분들에게 어떠한 점들을 강조하시나요.
“프리A 투자 유치 준비중입니다. 이전에 현대해상과 인벤션랩에서 시드투자를 유치하였고, 이번 8월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주체하는 데모데이의 최종 출전팀으로 선정되어 관련 피칭을 준비중에 있습니다.저희는 온라인 홈트에 머물지 않고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경험의 웰니스 라이프 시장 선점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사업 비전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매일매일의 웰니스 루틴은 온라인으로 쉽게 이어가고, 주말에는 함께 수련한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웰니스 경험을, 그리고 시즌때마다 해외로 함께 웰니스 여행을 떠나는, 건강한 지속적인 웰니스 라이프를 코칭하는 서비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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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