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하 대표 단일경영체제 정비
팀제 개편 등 효율성 끌어올려
"시장 개척해 돈 버는 AI로 진화"
만성질환 조기 진단 '하티브프로'
식약처 인증…내년 초 출시 목표
국내에 의료 인공지능(AI) 시대를 연 뷰노가 가정용 AI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든다. 만성질환 조기 진단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최초로 의료 분야에 딥러닝 도입
뷰노는 2014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AI 연구를 하던 연구원 3명이 의기투합해 세운 회사다. 최초로 의료에 딥러닝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의료 AI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해 왔다.
최근 창업 멤버인 정규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학계 이직 의사를 밝혔고, 얼마 전엔 김현준 대표가 퇴사했다. 설립자 중에는 이예하 대표(사진)만 남았다.
창업 멤버들의 이탈에 이 대표는 경영체제 개편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2020년 집행임원제를 도입해 집단경영 방식으로 회사를 꾸리면서 대표직을 내려놓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지난 2월 대표이사에 복귀했다. 이후 연구본부장을 겸임하면서 R&D를 챙기고 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해 그룹제를 폐지하고 팀제로 개편하는 등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멤버 이탈에 대해 외부의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불필요한 혼란을 줄일 뿐 아니라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단일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인 딥카스가 의료AI업계 최초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선진입 의료기술로 선정돼 지난 1일부터 병원의 비급여 청구가 가능해졌다. 올 6월엔 AI 기반의 뇌 정량화 의료기기인 딥브레인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결정에 따라 3차원(3D)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수가로 인정됐다. 이 대표는 “AI를 기반으로 새 의료행위를 창출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셈”이라고 했다.
“올 매출 세 배 성장 목표”
뷰노의 또 다른 야심작은 가정용 AI 의료기기인 하티브프로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심혈관 질환, 만성 신장병 등 만성질환을 조기 진단해 준다.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를 주로 개발한 뷰노의 첫 의료기기 제품이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했다. 내년 초 출시가 목표다.
이 대표는 뷰노가 나아갈 방향을 ‘선택과 집중’ ‘돈 버는 AI’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실적 목표도 상향했다. 이 대표는 “올 들어 지금까지 단일판매 공급계약 공시 등을 통한 영업성과는 3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며 “딥카스, 딥브레인 등의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세 배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뷰노는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올해 2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급여 결정 지연 등으로 목표보다 1년가량 사업이 지연됐다. 이 대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의료 선진국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같은 개발도상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공 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 소속 6개 병원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노조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경기도 및 의료원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재유행 중인 가운데 파업이 강행되면 당장 다음달부터 대규모 ‘의료 공백’이 빚어질 전망이다.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산하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지부가 경기도의료원과 임금 인상, 인력 수급 등의 합의가 결렬될 경우 다음달 1일 오전 7시 전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경기도의료원은 지방의료원법에 따라 경기도가 운영하는 지역거점 병원이다. 민간 종합병원에 가기 힘든 도내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한다. 경기도의료원 산하에는 수원, 의정부, 포천, 파주, 이천, 안성병원이 있고 중환자 병상 49개를 포함해 총 800여 개 공공병상 중 400여 개가 가동 중이다.6개 병원노조는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은 의사 직종을 제외한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행정 및 원무직 등 1400여 명으로 도내 중대형 종합병원 한 곳 수준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노조는 24일 개표 결과를 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파업 강행 시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투석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700~8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치료와 중환자실, 외래 환자 진료 등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150여 명의 인력 충원과 전년 대비 7.6% 임금 인상이다. 코로나19 시기 공공의료 기관의 중요성을 절감했음에도 의료원의 예산, 인력 권한을 가진 경기도가 수익성 기준으로 경영평가를 하고, 인력 충원에도 소극적이었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노조 관계자는 “인구 120만 명이 넘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의 병상 수는 170여 개로 현 수준대로라면 일반 환자를 거의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기본적 공공의료 업무를 위해서라도 병상 확보와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코로나19 이후 병원 업무 강도가 높아졌고, 인력 이탈이 발생하면서 이번 사태가 빚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6개 병원에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2년7개월간 100여 명의 인력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6개 노조 대표지부장인 이원섭 보건의료노조 수원병원지부장은 “정부가 간호인력 충원 시 건보료 재정 등을 통해 인건비를 보전받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경기도는 추가 채용한 인원을 ‘총액 인건비’에 집어넣는 등 무책임한 행정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경기도는 지자체출자출연법(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원칙에서 벗어난 인력 충원 및 임금 인상이 무리라는 입장이다. 인건비가 늘어나면 경영 평가상 불이익을 받고, 경영평가 결과가 나쁘면 인력·예산 관련 불이익을 받는 평가체계를 공공의료원에 적용하는 게 무리라는 비판도 나온다. 의료원 관계자는 “지난 5월 코로나 전담병원 해제 이후 아직 병상과 외래환자 수에서 여유가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노조와 최대한 타협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금융당국이 은행이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로 거듭나고 보험사가 ‘헬스케어 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거 정비하기로 했다. 경제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중심으로 만들어진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금융위원회는 23일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금융사의 플랫폼 발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업무범위 제한과 자회사 투자 규제 등을 합리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은행은 현재 은행업과 관련성이 명확히 인정되는 업무만 부수업무로 영위할 수 있다. 앞으론 은행이 플랫폼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 해당 여부를 유연하게 해석할 방침이다.예를 들면 은행 앱을 통해 국민연금 가입내역과 건강보험 납입내역, 세금과 공과금 고지서 등을 통합 관리하는 전자문서중계업무나, 통신3사의 PASS 같은 온라인상 본인확인 서비스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계약·발주 등 공급망 관리와 이체·송금·대출 등의 금융서비스를 융합해 제공할 수도 있게 된다.현재는 은행이 통합 앱을 통해 보험, 카드, 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하려 할 때 여러 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통합 앱을 운영하는 것이 은행의 업무 일환으로 볼 수 있는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중개 행위에 해당하는지 등이 쟁점이다. 금융위는 통합 앱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허용하고, 금소법상 중개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도 명확히 해 이런 불확실성을 없앨 계획이다.보험 업계를 위한 규제 완화 보따리도 풀었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상 보함사의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 출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에 근거한 상담 및 조언이나 일상적 건강습관 개선을 권고하는 것마저 보험사가 할 수 있는지 불투명하다. 금융위는 복지부와 협의해 비의료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의 범위를 확대하고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가령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건강통계 분석 등의 서비스를 허용해줄 계획이다. 일본의 제일생명이 고객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 5대 질병 발병 리스크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해외에선 이미 보험사가 다양한 헬스케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중국의 핑안보험은 운동용품이나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는 ‘헬스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금융위는 이처럼 보험사의 헬스케어 자회사에 건강관리, 도소매,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시설 운영 등 다양한 헬스케어 업무를 허용할 계획이다. 보험계약자의 건강관리 노력에 비례한 리워드 지급 한도도 3만원에서 20만원 수준으로 상향한다. 이외에도 신용카드사가 경쟁사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열어줄 방침이다.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올초 유럽심장학회지는 심장 분야 혁신 기술로 망막진단을 꼽았다. 이 분야 선도기업으로는 한국 스타트업 메디웨일을 지목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닥터눈’을 세계 처음 상용화했기 때문이다. 유럽 호주 등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메디웨일은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장벽도 넘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세계 최대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최태근 메디웨일 대표(사진)는 23일 기자를 만나 “한국의 방대한 의료데이터 등을 활용해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 빠르게 닥터눈 개발에 성공했다”며 “홀터 심전도기기를 무선으로 전환한 아이리듬처럼 세상을 바꾸는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메디웨일은 망막 등 안저 사진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AI 기업이다.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를 졸업한 최 대표가 안과 의사 출신인 임형택 최고의학책임자(CMO) 등과 함께 2016년 창업했다.심혈관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생명을 앗아간다. 위험도를 파악해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한 검사는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이다. 하지만 CT를 찍으면 방사선에 노출된다. 예방 목적 검사로 폭넓게 사용하긴 어렵다. 대체 검사는 경동맥 초음파다. 방사선 노출은 없지만 정확도가 낮다. 후속 검사 수요가 높았던 이유다.닥터눈은 이를 망막 검사로 대체했다. 눈에는 말초혈관이 집중된 데다 안동맥도 지나간다. 혈관 건강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문제는 예측력이다. 혈관이 어떤 모습을 보여야 질환 위험도가 높은지 파악하는 툴이 없었다. 최 대표는 딥러닝 AI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한국 영국 등 6만9000명의 망막 사진 14만 장을 AI가 학습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관상동맥 CT와 동등하게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평가하는 닥터눈을 개발했다.닥터눈을 활용하면 심혈관 건강을 파악하기 위해 눈 사진만 찍으면 된다. 촬영 후 평가까지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 대표는 “동네 의원에선 심장 질환 예측을 위해 CT보다 경동맥 초음파를 많이 본다”며 “닥터눈은 정확도가 CT와 비슷한 데다 사진 촬영 방법도 쉬워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