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열기가 불을 뿜자 ‘공공 거래 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거래 과정에서 형성된 인증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출범을 노리는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최근 들어 활발해지고 있다.

한컴·신한금융, 脫중앙화 금융 플랫폼 힘 받나
정보기술(IT) 기업과 금융권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지난 5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사업을 위한 6자 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주사 한컴위드가 중심이 돼 모바일 결제 솔루션 기업 티모넷, 블록체인 금융 솔루션 기업 엑스탁(XTOCK) 등 기술 기업과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탈중앙화된 금융 플랫폼, 즉 ‘디파이(decentralized finance)’ 출범이 목표다.

신한금융그룹도 별도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띄웠다. IT 서비스 계열사 신한DS가 한컴위드와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업체들은 향후 플랫폼 간 연계를 통해 ‘호텔 자산 기반 디지털 금융 상품’ ‘금 기반 디지털 금융 상품’ 등의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투자를 통해 블록체인 동맹을 꾀하고 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양성 조직 ‘D2SFD2’는 이달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엔진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업체 웨이투빗의 최대주주(45.8%)에 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계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는 둔화세가 뚜렷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각계의 부정적 인식과 규제 시스템 탓이다. 앞서 블록체인 시장 진출 선언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왓챠는 지난해 프로젝트 중단 소식을 밝히기도 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신규 서비스 발표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도 한결 뜸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법제화 논의가 재점화되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오는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적용되고, 내년부터는 세법 개정안이 적용되는 등 관련 법제가 제도권에 편입될 예정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일명 ‘대장코인’의 가격 폭등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