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양자컴 SW업체
호모미미쿠스 김선중 대표

52만 여종 생물 행동 데이터 분석
유전 정보 찾는 원천기술 개발
김선중 호모미미쿠스 대표가 양자컴퓨터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선중 호모미미쿠스 대표가 양자컴퓨터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썩은 과일을 먹고 사는 ‘유럽찌르레기’라는 새가 있다. 과일이 썩으면 알코올이 생기기 때문에 이 새는 늘 취해 있다. 숙취에 시달리다 알코올을 빨리 분해하는 효소를 체내에서 생성하도록 진화했다. 생물이 가진 이런 성분을 제약사 등에 신속하게 알려주는 업체가 있다면 어떨까. 신약 개발 원료로 개구리나 이끼로부터 유래한 성분이 유효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 국내 유일한 양자컴퓨터 데이터마이닝 스타트업 호모미미쿠스가 하는 일이다.

김선중 호모미미쿠스 대표는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을 전공했다. 그는 여기에서 52만여 종의 생물 종(種) 행태를 분석하고, 이를 DNA(데옥시리보핵산)·RNA(리보핵산)·단백질 등 최소 단위 유전정보와 연결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분석 대상은 52만여 종이지만, 이들의 행동 데이터는 무한에 가깝다. 이런 빅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려면 양자컴퓨터가 필요하다.

호모미미쿠스는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대 크리에이티브 디스트럭션 랩(CDL)이 주최한 유명 창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양자컴 기술을 갖고 수백 개 스타트업이 뛰어든 이 행사에서 호모미미쿠스는 최종 10개 팀 안에 들었다. 적잖은 현지 벤처캐피털(VC)이 호모미미쿠스 기술력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생체 정보는 제약·화학산업뿐 아니라 모든 제조업의 형상 설계에 응용될 수 있어 관심을 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행체를 개발할 때 부양, 공중정지(호버링), 이륙, 가속 등에 최적화된 곤충 등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김 대표는 “양자컴은 빅데이터 분석, 분자구조 최적화 등에서 기존 컴퓨터를 훨씬 앞선다”며 “양자컴 소프트웨어 기술의 기본은 수학”이라고 말했다. 호모미미쿠스는 ‘마르코프 체인 몬테카를로(MCMC) 깁스 샘플링’이라는 고난도 양자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양자컴을 상용화한 캐나다 D-웨이브시스템스와 자나두의 클라우드에 원격 접속해 알고리즘을 돌린다. 김 대표는 “문제를 모델링할 때 복잡한 수식으로 표현된 아이징(Ising) 모델을 행렬로 바꿔 큐비트에 매칭시키는 것이 주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연결된 김 대표의 사무실 PC에서 가상의 큐비트가 얽혀지면, 양자컴 본체에서도 실제 큐비트가 얽혀진다.

호모미미쿠스는 눈이 네 개 달린 ‘깡총거미’의 인지기능을 모방해 개발한 ‘폭발물 원격 탐지’ 원천기술을 군(軍)과 함께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 디자인컨설팅사 리코랩, 아이디오, 프랑스 기술컨설팅사 알트란, 시비오스, 독일 제조업체 페스토 등이 호모미미쿠스의 서비스를 베타테스트(상용화 전 검사)하고 있다.

대전=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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