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이젠 정부가 관리한다…'특금법' 국회 본회의 통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등이 지켜야 할 규제를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내에서 처음 암호화폐 관련 법안이 공식 제정된 의미가 있다. 관련 업계도 특금법 개정안 통과로 암호화폐 산업 제도권 편입의 첫 발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특금법에서 명시한 신고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영세 업체들의 대거 폐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특금법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지난해 3월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지 1년 만이다. 특금법 개정안은 작년 11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날 본회의 표결을 거쳐 입법 절차를 마무리했다.

개정안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지난해 6월 37개 회원국들에 암호화폐 관련 가이드라인과 의무사항을 제정할 것을 발표한 데 대한 국내 대응책 성격이 짙다. FATF는 가상화폐 권고안 도입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해 6월 이후 각국을 돌며 이행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특금법은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가상자산 사업자(VASP)'로 정의하고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으로 VASP는 은행에서 제공하는 가상계좌(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와 정보보호관리 인증체계(ISMS) 인증 등을 갖추고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만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미신고 사업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그간 일부 거래소에만 허용했던 은행 가상계좌 발급 조건도 국회와 금융위가 협의해 마련할 계획. 기존에 실명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외의 거래소들도 실명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그동안 관련법이 부재한 틈을 타 제대로 된 설비나 자본 없이 무분별하게 거래소를 설립한 뒤 이용자 자산을 출금하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추는 등의 '먹튀' 행위에도 철퇴를 가할 수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환영 입장을 밝히고 "특금법 개정안 통과로 가상자산 시장과 블록체인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도 "법 개정 이후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뿐 아니라 전체적인 핀테크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어 일자리 창출 등 장기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특금법에서 VASP 의무사항으로 명시한 은행 실명 가상계좌나 ISMS 인증을 발급받을 여력이 부족한 영세 거래소 및 업체들은 문을 닫을 위기를 맞게 됐다.

특금법 개정안은 정부로 이관돼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한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이내 시행되며 영업 중인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는 시행 후 6개월 내에 신고해야 한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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