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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300억 규모 유상증자, 악재보단 '호재'…2차전지 사업 운영비
美 투자자, 자이글 주가 급등에도 투자…락업까지 설정
LFP배터리 시대 온다…미국 내 합작법인 설립 후 양산 목표
이진희 자이글 대표.
이진희 자이글 대표.
"이번 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는 호재입니다. 사실 미국 투자자들 입장에서 이번 유증은 예상보다 3~4배 높아진 가격입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미국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거기에 1년간 보호예수(락업)까지 설정했죠."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이진희 자이글 대표는 "향후 2차전지 신사업과 관련해 호재성 이벤트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는데, 급등락하는 주가는 부담스럽다"면서 "이번 유증이 호재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정적인 시각은 이해가 안 간다"고 이같이 말했다.

자이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말 CM파트너의 2차전지 사업부를 인수한 자이글은 지난달 말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2차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여오는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이글의 2차전지 사업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가정용 전기그릴을 생산하던 회사가 갑작스럽게 2차전지 사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직 사업의 실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2차전지 신사업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주가가 한 달 새 6배 가까이 급등한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지난 2월 말 4000원대 불과하던 주식은 현재 주당 2만4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지난 8일에는 장중 3만89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경 마켓PRO는 이런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진희 자이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2차전지 산업에서 어떤 분야에 진출하는지 궁금하다

"미국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양산,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 신사업은 갑자기 추진한 것이 아니라, 3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저희는 작년 말 10년 이상 LFP 관련 분야 연구와 제조 경험이 있는 CM파트너 2차 전지사업부문을 인수했죠. LFP배터리는 삼원계(MCN)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안전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CM파트너 인수는 미국 파트너사로부터 한국의 기술을 활용한 LFP배터리를 만들어보자는 제안 때문입니다. LFP배터리는 기존 MCN 배터리 대비 신기술로,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 수준이죠. 더군다나 미국 인플레이션법안(IRA)으로 인해 중국산 제품이나 부품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자이글 LFP배터리가 주목받을 것으로 봅니다.

CM파트너는 LFP배터리 생산 기술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완제품을 생산합니다. 전기오토바이 배터리도 생산했으며, LFP 전용 자체 양극재까지 독자적으로 개발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LFP배터리 수요는 갈수록 더 커지는 상황이죠. 이런 와중에 미국 IRA 법안과 함께 한국의 LFP배터리 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게 됐습니다. 저희는 이 과정에서 미국 내 공장 설립 계획도 하게 됩니다. 미국 주(州)마다 수십기가의 LFP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이란 것을 알게 되면서죠. 자이글은 현재 미국 파트너사와 미국 버지니아주에 JV 설립과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밝히기 어렵지만, 추후 계약이 끝나면 공개할 예정입니다."

▷ CM파트너로부터 인수한 시설들을 2차전지 신사업에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자이글이 인수한 CM파트너의 시설과 설비 등은 향후 미국 내 JV설립 후 배터리 셀의 대규모 생산에 꼭 필요한 곳입니다. 제조부터 연구 개발용 시제품 등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현재 미국 파트너 측과 설비 개별 성능과 용량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진행 중이죠. 자이글은 CM파트너스 시설 외 배터리 연구소도 인수했죠. 30년간 2차전지만을 연구한 박사 등 전문 연구 인력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최근에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자금 활용 계획이 궁금하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향후 회사 운영은 물론, 2차전지 신사업 투자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신규 규격 셀 개발에 필요한 설비 투자부터 인천 센터 내 연구설비 추가 구축, 추가 인력 확보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현재 자이글이 보유 중인 LFP배터리 관련 기술은 LFP셀 제조와 자체 개발한 LFP 양극활 물질 등이 있습니다. 우리는 유증 자금을 기반으로 자체 기술을 상용화하고, 생산 공장에 필요한 설비 등을 보강할 예정입니다."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배정 대상자인 엑스티 이에스에스 펀드(XT ESS FUND)는 어떤 곳인가

"이번 유증에 참여하는 엑스티 이에스에스 펀드는 최대 주주가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엑스티 스펙 펀드입니다. 엑스티 스펙 펀드는 2차전지 전문 투자회사로서, 2차전지 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죠."

▷2차전지 사업과 관련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차전지 사업의 특성상 막대한 자금과 시설 비용이 필요합니다. 지금 자이글은 해외 투자자 유치와 JV 설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향후 해외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이번 2차전지 신사업과 관련해 불안한 시선을 가진 투자자들이 많다. 이에 대한 입장은?

"자이글은 LFP양극제 물질 개발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배터리 완제품 생산 기술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차(EV) 분야에서 LFP배터리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죠. 미국의 경우 LFP배터리의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국가입니다. 국내 시장도 향후 LFP배터리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대규모 LFP 배터리 양산을 통해 제2의 성장과 도약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