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귀족’ AT&T가 배당 삭감을 발표했다.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케이블TV 사업자 디스커버리를 통합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영향이다.

'배당귀족' AT&T의 배신…자회사 통합 위해 배당 삭감
미국 통신기업 AT&T는 지난 17일 디스커버리와 미디어 콘텐츠 자산을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AT&T는 워너미디어를 분할한 뒤 디스커버리와 합쳐 새로운 미디어 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는 전통적 TV 사업에 기반을 둔 기업들로 스트리밍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통합을 통해 AT&T는 스트리밍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합병 소식에 이날 AT&T 주가는 장중 한때 5%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합병으로 인한 배당 삭감 소식도 함께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AT&T는 전분기 60% 수준이던 배당금 지급비율을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40% 수준으로 다시 산정하겠다고 밝혔다. AT&T는 25년 이상 배당을 지속해온 ‘배당귀족’으로 유명하며, 연배당 수익률이 6%대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배당 삭감으로 AT&T의 연배당 수익률은 4%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AT&T는 2018년 워너미디어를 인수하면서 부채 부담이 커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배당 삭감 소식이 전해지며 AT&T는 이날 2.7% 하락한 31.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AT&T 주가는 아래위로 8%가량 움직였다. 다음날인 18일에도 5.8% 떨어졌다.

다만 월가에서는 이번 소식을 그리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닐 베글리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투자자들이 배당을 노리고 AT&T를 매수했다면 이번 소식에 감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긴 시야로 보면 이번 합병이 주주들에겐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