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 증권사 영업맨, 3년 만에 15배 번 비결
(6) '2018 상반기 한경스타워즈' 우승 신덕순 SK증권 서초PIB센터 PB센터장




신덕순 SK증권 서초PIB센터 PB센터장(42·사진)은 주식으로 제대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증권맨이었다. 2003년 입사 후 2014년까지 11년 간 증권사에서 일했지만 돈을 벌기는커녕 원금까지 까먹은 실패담이 더 많았다. 그는 SK증권의 '만년 꼴찌' 영업사원이었다.

"입사 당시 600선대였던 코스피지수는 2014년 2000선 근방까지 상승했습니다. 지수가 이렇게나 많이 올랐는데 이 기간 돈을 하나도 못 벌었으니 주식투자를 얼마나 못했습니까."

하지만 신 센터장이 180도로 달라졌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5배(1500%)가 넘는 투자수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같은 지점 조윤석 차장과 팀을 꾸려 참가한 '2018 한경 스타워즈 실전 투자대회'에서는 74.30% 수익률로 우승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투자대회 경험이 전무한 중소형 증권사 출신이 KB증권·메리츠종금증권·하나금융투자 등 큰 증권사의 쟁쟁한 경력의 선수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지난 8일 센터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주식투자 고수로 거듭난 비결을 물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100억 벌기 전까진 한두 종목만 파라"

2014년 신 센터장은 만년 꼴찌를 벗어나기 위해 '주식 고수'로 이름난 같은 회사 도곡지점의 한 부장을 찾았다. 현재 자산운용사인 아트만자산(주)을 운영하는 이진수 대표였다. "SK증권 내에서 주식투자를 가장 잘한다고 정평이 난 인물이었어요. 주식으로만 몇백억원을 벌었다고 해서 찾아갔죠."

무작정 투자 비결을 알려달라고 사정하는 신 센터장이 안타까웠는지 주식 고수는 선뜻 조언을 내놨다. 이 대표는 "100억원을 벌기 전까지는 한두 개 종목만 파라"고 말했다. 자금이 많지 않을 때는 '집중 투자'와 '장기 투자'를 하라는 뜻이었다.

"내가 잘 모르는 10개의 기업의 주식을 샀다고 가정해봅시다. 포트폴리오에서 한 개의 종목 당 비중이 10%라면 한 종목이 2배 올라도 전체 수익률은 10% 밖에 안됩니다. 하지만 두 개의 종목으로 각각 50% 씩 비중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한 종목이 2배 올랐을 때 수익률은 50%가 됩니다. 물론 한두 개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려면 주식을 산 회사에 대해 정말 잘 알아야하겠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투자죠."

이 대표는 신 센터장에게 "주가보다 기업을 봐야한다"며 "모르는 기업의 주식은 쳐다도 보지 마라"고 당부했다. 이 조언에 따라 신 센터장은 기존의 투자 습관을 모두 바꿨다. 장이 끝나면 주식투자도 끝이라는 생각부터 버렸다.

"과거 저는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바로 주식을 사고 팔길 반복하는 '단타 매매'만 주로 했습니다. 장이 마감하면 그날 투자도 땡인거죠. 하지만 이 대표는 장이 끝나면 그때부터 종목 분석에 돌입하더군요. 저도 그를 따라 매일 밤 11~12시까지 공부했습니다. 투자 당시 업황이 좋은 산업군에서 몇 개의 종목을 선별해 분기 실적은 어떤지, 최고경영자(CEO)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등을 분석해봤습니다. 탐방도 게을리하지 않았죠. 그러니 괜찮은 기업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6개월 이상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수익률 1500% 비결은?

신 센터장의 투자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는 금세 찾아왔다. 2015년 어느날 어두운 얼굴을 한 31살의 여성고객이 센터를 방문했다. 이 고객은 20대 중반에 간호사 일을 시작한 이후 결혼 자금을 모을 생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또 졸라매 몇 년간 꼬박 돈을 모았다고 했다. 그렇게 모은 돈이 무려 1억원이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자금을 좀 더 불려볼 생각에 주식투자를 했다가 되레 돈을 크게 까먹었다.

"한숨만 내쉬는 고객에게 '걱정하지 마라. 믿고 맡겨주시면 최선을 다해 결혼 자금 다 찾아드리겠다' 장담을 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알뜰살뜰하게 돈을 모았다고 하니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투자할 만한 업종을 찾기 위해 경제신문을 뒤적이던 신 센터장의 눈에 들어오는 기사가 하나 있었다. 한국의 단색화가 홍콩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바로 홍콩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홍콩 현지의 미술품 경매장을 가보니 단색화에 대한 열기가 대단했다. 8000만원이나 하는 단색화 작품도 구입했다. 예술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를 해보니 그 가치가 느껴졌다.

한국으로 돌아와 미술품 경매기업 중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서울옥션(15,550 +0.65%)의 주식을 사들였다. 매수 당시 6000원이었던 주가는 단색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2만6550원까지 치솟았다. 신 센터장은 2만원에 이 주식을 팔았다. "이밖에 반도체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주 등에 투자해 큰 수익을 얻었습니다. 고객께는 3년 만에 딱 3배 벌어 3억원을 돌려드렸습니다. 물론 그 돈으로 결혼하셨답니다. 돈 번 보람이 있었죠."

투자법을 바꾼 이후부터는 매년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난 2015년 연 수익률은 150%에 달했다, 2016년에는 90%, 2017년에는 140%의 연 수익률을 각각 냈다. 다만 지난해에는 주식시장이 크게 부진했던 탓에 25% 손실을 봤다.

고객들 사이에서 신 센터장이 돈을 잘 불려준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그에게 돈을 맡긴 고객 중 1500%의 수익을 가져간 경우도 있었다. 입소문을 타고 고객 수는 70여명 가까이 늘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호황업종서 골라야 중간은 간다"

신 센터장이 올해 공부하고 있는 업종은 무엇일까. "남북경협주 등 대북 관련주입니다. 현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 중 하나는 북한과의 연계사업 추진이에요. 남북 관계 개선을 계기로 무역 규모를 늘리고 인프라 산업을 일으켜 저성장을 탈피하고자 하고 있죠. 주식투자 아이디어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서 찾아야 합니다."

5세대(5G) 이동통신 수혜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통신 3사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5G 전파를 송출한 데 이어 오는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장 3월부터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 요금 인상이 예상된다. 휴대폰이 5G 이동통신으로 업그레이드되면 휴대폰 이용자의 가입자당 매출(요금)이 높아지게 된다. 통신주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신 센터장은 "현재 나의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은 통신주와 통신장비주"라며 "호황을 보이는 산업에서 놀아야 기업을 잘못 찍어도 주가가 중간은 간다"고 강조했다. 종목 중에서는 SK텔레콤(312,000 +0.81%)을 추천했다. 올해 4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현재(지난 15일 종가 기준) 주가는 26만8500원이다.

"SK텔레콤은 1월 또는 늦어도 2월까지는 사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게 나올 수는 있습니다.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떨어진다면 절호의 매수 찬스로 삼으세요. 좋은 주식이 있으면 사야합니다. 당연히 가격이 빠지면 더 사야겠죠."

글=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영상=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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