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High-NA 장비 / 사진=ASML
ASML High-NA 장비 / 사진=ASML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장비를 확보하려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들의 경쟁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키움증권 전망이 나왔다. 세계 1위 노광장비 업체 ASML의 메모리 반도체 장비 매출이 1년 새 98% 급증한 데다 2028년까지 장비 수요가 공급능력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 증권사 박유악 연구원은 "ASML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 110% 증가한 117억유로, 52억유로를 기록했다"며 "매출은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49억유로를 웃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장비 판매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미 설치한 장비의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 등에서 발생한 매출이 예상을 웃돌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지역별로는 중국 매출이 19억유로로 전 분기보다 110% 증가했는데, 중국 매출이 반등한 것은 4개 분기 만"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장비 종류별로는 메모리 반도체 장비 매출이 38억유로로 전 분기보다 19%, 전년 동기보다 98% 증가했다"며 "시스템 반도체 장비 매출은 45억유로로 전 분기보다 34%,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메모리 반도체 장비 매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시스템 반도체용 장비를 크게 앞서면서 메모리 시장의 투자 확대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짚었다.

키움증권은 ASML의 4분기 실적 전망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ASML은 올해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42억~152억유로로 제시했다"며 "전 분기보다 22~30%, 전년 동기보다 46~56%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라고 내다봤다.

또 "영업이익은 65억~71억유로로 전 분기 대비 26~37%, 전년 동기 대비 89~10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 140억유로, 영업이익 62억유로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ASML은 중국 매출도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생산업체들의 설비 투자 증가가 ASML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반도체 제조사들의 장비 확보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ASML은 공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장비 생산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생산능력을 계속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예상으로는 2028년까지도 고객사들이 원하는 장비 수요가 ASML의 공급능력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고객사는 2029~2030년에 필요한 장비까지 미리 주문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필요한 장비의 대수뿐 아니라 장비가 들어갈 반도체 공장의 위치와 납품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게 ASML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막연한 기대에 따른 주문이 아니라 실제 생산계획에 근거한 수요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키움증권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투자 확대에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생산설비를 확충하더라도 장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AI 산업의 성장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장비 공급까지 제한되면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