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의 브랜드와 상표를 해외에서 무단으로 선점당하는 피해가 잇따르며 분쟁 대응 지원 신청이 급증했으나, 실제 정부 지원 건수와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식재산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브랜드 분쟁 대응 전략 지원사업' 신청 건수는 2016~2020년 1169건에서 2021~2025년 2132건으로 82.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부의 실제 지원 건수는 793건에서 760건으로 4.2% 줄었다. 이에 따라 신청 건수 대비 실제 지원 비율은 67.8%에서 35.6%로 32.2%포인트 급락했다. 연도별 지원 건수 역시 2021년 157건, 2022년 150건, 2023년 161건, 2024년 148건, 2025년 144건으로 최근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관련 사업 예산도 축소됐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41억7000만원을 유지해 온 'K-브랜드 분쟁 대응 전략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31억2100만원으로 10억4900만원(25.2%) 삭감됐다. 지식재산처는 예산 감액 사유에 대해 "정부 지출구조조정에 따라 사업 간 우선순위를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외 무단 선점으로 인한 피해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2016~2025년 업종별 분쟁대응 신청 건수는 화장품(592건), 의류(506건), 전자기기(382건) 순이었다. 특히 화장품 신청은 2020년 40건에서 2025년 141건으로 3.5배 뛰었고, 의류도 같은 기간 20건에서 100건으로 급증했다. 실제 무단 선점 사례로는 인도네시아의 '대천김', 중국의 '불닭'과 '하림', 말레이시아의 '이마트' 등이 확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전 세계 위조상품 교역 규모는 약 97억달러(약 11조1000억원)로 추산됐다. 이는 해당 연도 한국 전체 수출액의 1.5% 수준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