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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잡는 회사인 줄 알았는데"…1500억 쏟은 하림 '비밀병기' [현장+]
"당일 도축한 닭 그대로 식탁에 배송" 하림의 인프라 실험
1500억원 투입 FBH 스마트물류·'더미식' 가공 인프라 돋보여
연 4억5800만 마리 처리 익산 도계공장 조명
1500억원 투입 FBH 스마트물류·'더미식' 가공 인프라 돋보여
연 4억5800만 마리 처리 익산 도계공장 조명
퍼스트키친에서는 가정의 주방 기능을 밖으로 분화시킨 대규모 가공 인프라가 눈길을 끌었다. 하림의 핵심 프리미엄 브랜드 '더미식' 시리즈 제조 공정은 치열한 개발 현장을 한 눈에 보여줬다. 즉석밥을 생산하는 K2 밥키친에서는 첨가물을 배제하고 순수한 쌀과 물로만 지어냈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묵은내나 시큼한 향이 전혀 나지 않고 밥알 고유의 형태와 식감이 살아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상온 제품뿐만 아니라 비상온(냉장·냉동) 식품까지 한 개의 박스에 완벽하게 합포장하는 '3온도 식품 특화 자동화 무인화 시스템'도 돋보였다. 국토교통부 인증 1등급 스마트물류센터인 이곳은 1일 5만7000상자의 출고 능력을 갖추고,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D2C(소비자 직접 판매)의 핵심 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직배송 플랫폼 '오드그로서'는 달걀 산란 당일, 닭고기 도계 당일 배송 등 식재료별 고유의 '피크타임'을 관리하며 도축·도계 순간부터 소비까지 관리하는 식탁 직송 체계를 갖췄다. 현장에서 닭 목살을 시식했는데 맛에 대한 입소문만 더해진다면 충분히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녔다고 할 만했다.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사업 전략도 특기할 만했다. 인구는 줄어들지만 시장 내 경쟁자가 없어 오히려 탄탄한 블루오션이라는 설명이다. 성인식 대비 나트륨을 낮추고 100% 국내산 원재료와 한우, 유기농 쌀을 사용한 점, 아이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동물 캐릭터와 CM송 요소를 녹여낸 기획은 이 시장이 지닌 실질적인 생존력을 증명하고 있었다. 또한, 서울시청 인근에 마련된 '장인라면 체험식탁(X-Table)'은 퍼스트키친의 제품을 도심 속에서 직접 맛보고 소통하는 안테나숍이자 열린 연구 공간으로 하림의 철학을 확산하고 있었다.
화려한 마케팅 대신 수천억 원의 물류·제조 인프라에 투자하며 '신선함'이라는 본질에 집중한다는 하림의 기조가 여실히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공장과 물류센터를 하나의 혈관처럼 엮어낸 인프라가 얼마나 저력을 발휘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익산(전북)=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