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올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ECB는 10일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예금금리, 기준금리, 한계대출금리 등 3대 정책금리를 모두 0.25%포인트씩 올렸다. 이 중 ECB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주로 활용하는 예금금리는 기존 연 2.25%에서 연 2.50%로 상승했다.
이번 9월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시장은 ECB의 금리 인상을 확실시하고 있었다. 로이터통신이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 65명 전원은 이달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지난달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3.3%로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뛴 영향이다. ECB는 “이란 전쟁은 지속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치(2%)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근 브렌트유 11월물 선물 가격은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시장은 ECB가 연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반영했다. 앞서 게디미나스 심쿠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를 연 2.5%로 올리는 것만으로는 물가 상승률 목표치로 되돌리기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ECB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 0.8%에서 연 0.9%로 소폭 조정했다. 2027년에는 1.4% 성장할 것으로 봤다. 다만 향후 금리 경로를 두고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가 적지 않았다.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아직 임금과 서비스 가격 등으로 확산하는 2차 파급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다. 마리케 블롬 ING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아 이번 금리 인상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공개된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기 대비 5.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지난달보다 0.2% 뛰어 시장 전망치(0.3%)를 소폭 밑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미국 중앙은행(Fed) 관계자는 오는 15일 회의에서 금리 결정이 이번주 발표되는 지표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