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9일(현지시간) 장기 국채 금리를 안정화하기 위해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세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금리는 오히려 뛰었다(국채 가격 하락). “채권시장 불균형을 균형으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전일 발언을 비웃듯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바이백 규모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에 채권 매도세가 촉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베선트 장관이 금리 안정 의지를 나타내면 시장은 ‘더 강한 조치’를 원하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재무부는 “바이백을 통해 10~20년 만기 국채를 최대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장기채 바이백 한도(20억달러)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재무부 발표에도 이날 채권 금리는 상승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일 연 5.35%로 급등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발표된 바이백 규모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 이유로 분석된다. 일부 투자은행(IB)은 재무부가 70억~80억달러, 최대 100억달러에 달하는 바이백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금융회사 BBH의 엘리아스 하다드 글로벌시장전략총괄은 “재무부는 탱크 전투에 장난감 총을 들고 간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 멘토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장기 금리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접근이 (금리 상승의) 근본 원인인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