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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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그나마 저렴한 간편 식사 메뉴로 꼽히던 컵라면, 햄버거 가격마저 잇따라 올랐다. 그러면서 용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등 주머니 부담을 덜 수 있는 '미니 간편식'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채모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식비 부담이 커 즉석밥 같은 가공식품을 대량 구매해 끼니를 때우곤 한다"며 "친구들을 만나면 밥이나 커피 비용이 많이 들어 요즘은 약속을 되도록 잡지 않는다"고 말했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수 상승 폭은 전월 대비 소폭 둔화했으나, 서민 체감 물가와 직결된 개인서비스(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2.8%)을 웃돌았다. 외식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지출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20대 청년층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양상이다.

또 다른 수치로도 입증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2022~2024년)'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식생활평가지수는 100점 만점에 58.6점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50.3점으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낮았으며 30대 역시 52.8점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치솟는 식비 부담에 규칙적 식사를 포기하는 청년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 내부 노브랜드 버거 매장. /사진=박상경 기자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 내부 노브랜드 버거 매장. /사진=박상경 기자
외식비 부담을 피해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 해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형편. 주요 식품 제조사들이 원부자재 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이유로 일제히 출고가를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컵라면 가격이 도미노 인상됐다. 팔도는 다음 달 1일부터 왕뚜껑과 도시락 등 용기면 12종 출고가를 평균 5.5%, 비락식혜 등 음료 9종을 평균 5.8% 인상한다. 앞서 농심이 이달 1일 자로 육개장사발면과 신라면컵 등 용기면 18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6% 올렸다. 오뚜기도 다음 달 7일부터 진라면과 열라면 등 컵라면 29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6.7% 상향 조정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노브랜드 버거 역시 원부자재 및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지난 28일부터 대표 제품인 '어메이징 불고기' 단품을 2500원에서 2700원으로 인상하는 등 버거 단품·세트 22종 가격을 100~400원(평균 2.5%) 올렸다.
CU_PBICK 더 키친 미니 간편식 시리즈. /사진=BGF리텥일
CU_PBICK 더 키친 미니 간편식 시리즈. /사진=BGF리텥일
이처럼 한 끼를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동시에 오르자 편의점업계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절대적 가격 문턱과 양을 함께 낮춘 대체 간편식을 출시하며 틈새 공략에 나섰다.

CU는 양과 가격을 동시에 줄인 'PBICK 더 키친 미니 간편식' 시리즈 13종을 선보였다. 기존 4알 구성으로 4000원에 판매되던 유부초밥을 2알 구성의 1900원짜리 소용량 상품으로 내놨다. 이 밖에도 샐러드 형태의 미니컵 5종, 한 손 크기 샌드위치 2종, 소용량 볶음밥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마끼 3종 신상품. /사진=세븐일레븐
마끼 3종 신상품.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역시 가성비와 소용량을 앞세운 신개념 간편식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편의점의 대표 스테디셀러 '마끼(김초밥)' 형태를 적용한 간편식 3종을 선보였다. 1800원짜리 '올 뉴 참치와사비바삭마끼'와 2000원짜리 '올 뉴 크래미어니언바삭마끼' 등 1000~2000원대 단품 핸드롤 상품을 선보여 한 끼 식사 비용 부담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한 끼에 지출되는 절대 금액을 1000~2000원대로 낮춘 미니형 상품이 고물가 시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당분간 지갑이 얇아진 1~2인 가구와 청년층을 잡기 위한 소용량·저가격 실속형 간편식 경쟁이 폭넓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