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면 수백m 아래 '기후변화 시한폭탄'…"당장 재해 유발 가능성 작아"
아라온호, 북극해서 서울 3분의 2 면적 가스하이드레이트 발견
북극해 탐사에 나선 국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온실가스인 메탄 방출 위험으로 '기후변화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 층을 발견했다.

극지연구소는 강승구 박사 연구팀이 미국 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 캐나다 지질조사소와 함께 아라온호를 활용해 북극 보퍼트해 매켄지 해곡에서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 층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메탄과 물이 결합한 얼음 형태의 고체인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지만, 분해되면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방출해 기후변화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된다.

연구팀이 890㎞의 탄성파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수심 약 750∼1천200m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최소 406㎢에 걸쳐 분포하며, 일부 구간에서는 퇴적물 공극(입자 사이의 공간)의 최대 67%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메탄 저장량이 약 1억7천만∼2억3천만t으로 추정되며, 모두 대기로 방출될 경우 현재 지구 평균 대기 메탄 농도를 약 3∼4% 높일 수 있는 양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당장 급격한 기후 재해 유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가스하이드레이트 층이 해저면 아래 수백m 깊이에 묻혀 있어 북극 온난화로 높아진 수온이 이 정도 깊이까지 전달되려면 수백, 수천 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천만년 전 급격한 온난화 사례를 고려할 때, 해양 온난화가 장기간 지속되면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안정 영역이 점차 줄어들고 메탄 이동과 해저 지반 안정성 변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북극 보퍼트해 가스하이드레이트 층의 존재와 경계는 기존 탐사에서도 일부 확인됐지만, 관측 자료가 부족해 정확한 분포 범위와 규모, 안정 상태 등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고체 지구'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논문의 제1 저자인 최연진 극지연구소 기술원은 "이번에 구축한 자료와 분석 결과는 북극 해저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장기적인 해양 온난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추적하고 지역과 시기에 따른 변화를 비교·검증하기 위한 기준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