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장에 '곡소리'…나홀로 웃는 식품株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한 가운데 식품주만 나홀로 강세를 보였다. 실적 개선 기대와 가격 인상 효과가 맞물리면서 경기 방어주로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보다 3.13% 오른 122만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5.98% 급락했지만 오리온(3.93%), 오뚜기(0.95%), 마니커(5.73%) 등 주요 식품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금이 실적이 안정적인 식품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K푸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주요 식품기업들이 매 분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는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이 75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6%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주는 소비재 업종 내에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종목"이라며 "해외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조정을 받았던 만큼 방어주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햇반·만두·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오뚜기도 이달 16일부터 카레·당면·케첩·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최대 17% 올렸다. 사조와 농심도 8월부터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포장재 가격 상승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류비 증가, 폭염으로 인한 글로벌 농산물 작황 부진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는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품 출고가 인상 효과는 통상 2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된다"며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