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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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24일 중동발 고유가 공포에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대규모 매도세에 5% 넘게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406.87포인트(5.73%) 내린 6690.02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7000선을 회복한 지 불과 하루 만에 6600선까지 밀렸다. 1.35%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낙폭을 6% 넘게 확대했으며 오전 11시23분께에는 유가증권시장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에만 벌써 21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울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물량을 던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1949억원과 2조209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이날 결국 '팔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6615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6조3416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중동산 원유 공급망 불안이 확산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71%까지 상승했다.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2.94%)를 비롯해 대만 가권지수(-2.67%) 홍콩 항셍지수(-1.3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28%) 등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 전체 상장 종목 918개 중 585개(63.73%)가 하락했다. 메모리 대장주 삼성전자(-7.59%)와 SK하이닉스(-8.34%)를 비롯해 삼성전기(-8.43%) LG이노텍(-7.95%) 한미반도체(-7.41%) 등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주가 줄줄이 밀렸다. 전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확대 소식에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일부 완화됐으나 모건스탠리에서 메모리 업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면서 되돌림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주가와 밀접히 연동돼 움직이는 SK스퀘어도 9.17% 급락했다. 현대차(-7.18%)와 기아(-12.88%)는 실적 악화 우려에 크게 밀렸다. 이밖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5.32%) 삼성물산(-5.0%) 삼성생명(-3.49%) KB금융(-2.72%) HD현대중공업(-2.51%) 등이 내렸다.

반면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10.08%)를 비롯해 유한양행(4.9%) 셀트리온(3.14%) 삼성에피스홀딩스(2.24%) 등 제약·바이오주에 순환매가 돌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2.06포인트(5.32%) 급락한 748.22로 거래를 마쳤다. 1.62% 하락 출발한 코스닥지수 역시 장중 낙폭을 6% 넘게 키웠고 오전 11시47분께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85억원과 3729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이 548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에서는 전체 1742개 종목 중 1282개(73.59%)가 하락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레인보우로보틱스(-17.62%) 주성엔지니어링(-13.97%) 원익IPS(-11.3%) 에코프로비엠(-8.38%) 피에스케이(-8.34%) 에코프로(-7.35%) 리노공업(-7.17%) 등이 급락했고 HLB는 4.33% 상승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