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 정비 문 열렸다…K조선이 넘어야 할 벽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시장은 단순한 정비사업이 아니라 한미 해양방산 협력의 전략적 관문이 되고 있다. 군함은 건조보다 운용·유지가 더 어렵다. 해상에서 장기간 버티는 힘은 결국 완벽한 건조, 신속한 정비지원, 임무 해역으로 재복귀시키는 역량에서 나온다. 미중 해양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현 시점에서 함정 MRO는 조선산업의 부차적 사업이 아니라 해양전략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

○美해군, 군함 정비 문제 떠올라

최근 미국의 움직임은 이 문제의 시급성을 보여준다. 미국은 유·무인 함정을 포함해 해군력을 450척 규모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의 함정을 건조하고 정비할 조선·정비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항공모함 정비 병목현상은 미 해군 전력운용의 치명적 약점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노포크 등 4개 공공조선소에 더해 제5 공공조선소 신설까지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강 해군 미국은 함정을 늘리는 것보다 정비 역량 부족이 더 큰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은 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이지스 구축함·순양함 등 장거리 해양투사 전력면에서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냉전 이후 미국 조선업은 보호무역주의 속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법은 미국 조선업 보호라는 목적을 가졌지만, 장기간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라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그 결과 미국은 첨단 전력면에서는 우위를 유지하면서도 함정 건조 속도와 정비 처리 능력면에서는 심각한 병목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