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1명 CEO 이름 올려
6대 그룹 CEO가 39%
SKY·MBA·1960년생이 주류
[커버스토리 : 한경비즈니스·한경에이셀 선정 2026 대한민국 100대 CEO]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 등이 표시되고 있다. 한국경제 문경덕 기자올해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가운데 수익률 1위에 올랐다.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차지하는 한국기업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시장의 판단이다. 반도체 공급망, 완성차, 로봇·가전, 통신망, 독자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전력망 인프라 기업을 모두 가진 한국은 AI 시대 핵심 공급처로 떠올랐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CEO는 산업 변화의 지형도다.
올해 최상위권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양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위에 오르며 AI 반도체 공급망의 독점적 지위를 입증했고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완성차와 피지컬 AI 공급망을 앞세워 10위권에 안착했다.
금융사는 21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며 산업 전반을 떠받치는 자본의 축이 됐다. 가장 주목할 점은 무게중심의 확장이다. 부품·전장 기업과 전력기기 기업들이 AI 인프라 특수를 누리며 전면에 부상했다. 신속한 납기와 철저한 유지·보수로 시장을 장악한 조선·방산·기계 기업도 약진했다.
삼성, 11명 CEO 배출
올해 100대 CEO 명단(총 102명)을 그룹, 학력, 연령별로 뜯어보면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드러난다. 대기업집단별로는 삼성의 존재감이 가장 컸고 학력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쏠림이 강했다. 세대별로는 1960년대생이 주류였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각각 8명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로템,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가 포함됐다. 완성차를 중심으로 물류, 건설, 철강, 방산, 소프트웨어까지 이어지는 모빌리티 생태계가 100대 CEO 명단에 반영됐다.
LG그룹 역시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 LG,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CNS가 이름을 올렸다. 피지컬 AI에 필요한 두뇌·로봇 센서·관절·배터리 계열사가 포진하면서 올해는 로봇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제조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100대 CEO 배출 기업을 4대 그룹으로 좁히면 삼성·현대차·LG·SK에서만 32명의 CEO가 나왔다. 여기에 HD현대와 한화까지 더하면 40명이다. 전체 CEO 102명 중 약 39.2%가 6개 그룹에 집중된 셈이다.
SKY·MBA·1960년생이 주류
100대 CEO의 학력 코드는 ‘SKY와 해외 MBA’로 요약된다. 학부에서는 서울대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출신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가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13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른바 SKY 출신 CEO는 모두 53명으로 전체의 52.0%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인하대 5명, 한양대·중앙대·경북대 각각 3명, 성균관대·서강대·KAIST·한국외대·경희대·공군사관학교·부산대 각각 2명 순이었다. 전통적인 명문대 쏠림은 여전했지만 전공의 결은 달라졌다.
기존 CEO 조사에서는 법대와 상경계 중심이었다면 올해 명단에서는 유독 ‘엔지니어 출신’ CEO의 존재감이 컸다. 전자공학·재료공학·기계공학·조선공학·화학공학·전산학 등 이공계 전공자가 36명으로 경상계(41명)와 대등한 수준이었다.
방산·항공우주 분야에서는 공군사관학교 출신도 눈에 띄었다. 신익현 LIG D&A 대표와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석박사 단계에서는 이공계 전문성보다 MBA와 경영학 석사 이력이 두드러졌다. 100대 CEO 중 44명이 MBA나 경영학 석사 학위를 보유했다. 기술·제조업 CEO에게는 전문성을 경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 오너가 CEO에게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승계 수업의 통로가 MBA였던 셈이다.
연령 분포에서는 1960년대생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출생연도 기준으로 보면 1950년대생은 12명, 1960년대생은 71명, 1970년대생은 17명, 1980년대생은 2명이었다. 전체 102명 중 1960년대생이 약 69.6%에 달한다. 고도성장기 이후 산업화의 과실을 경험했고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디지털전환을 모두 거친 세대가 현재 한국 대기업 경영의 핵심을 맡고 있다.
가장 어린 CEO는 1982년생인 정기선 HD현대 회장이다. 그다음은 1981년생 최수연 네이버 대표, 1979년생 허윤홍 GS건설 대표, 1978년생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순이었다. 김정규 SK스퀘어 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1976년생으로 젊은 CEO 그룹에 포함됐다.
출신 고등학교에서는 서울고가 가장 많았다. 서울고 출신 CEO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 현신균 LG CNS 사장 등 4명이다. 여의도고와 마산고는 각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여성 CEO는 아직 소수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기준
한경비즈니스는 2000년부터 ‘대한민국 100대 CEO’를 선정해왔다. 올해는 평가 대상을 국내 상장사로 한정했다. 각 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시가총액을 합산해 상위 100개 기업의 CEO를 ‘100대 CEO’로 선정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5년 연결 재무제표를, 시가총액은 2026년 5월 15일 기준 데이터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