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6 100대 CEO]
[2026 100대 CEO]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실력으로 증명한 'HBM 리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공 신화의 주역이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시대를 가장 빠르게 포착해 업황 변동성이 컸던 시기에도 선제적 투자를 이어간 그의 결단이 오늘날 SK하이닉스의 독보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곽 사장 부임 당시 11만원대였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5월 200만원을 돌파했고 시가총액은 16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익이 주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HBM·eSSD 등 AI 메모리 수요에 적기 대응한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3월 세계 최초로 8단 HBM3E 양산을 시작했고 같은 해 9월에는 12단 HBM3E 양산에도 성공했다. 2025년 3월에는 차세대 제품인 HBM4 샘플을 세계 최초로 고객사에 공급했으며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곽 사장은 HBM 시장 선점을 주도한 일등공신이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세계 최초 1세대 HBM 개발 이후 변동성 큰 업황에서도 10년 이상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지속해왔다. 곽 사장은 2022년 취임 후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에 기반해 단기간 세대 전환에 연이어 성공하며 HBM 시장 리더십을 이어갔다. 소통과 협업 문화 구축에도 앞장섰다.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원팀’이 되어 치열한 기술 논의를 이끌어내는 협업 문화를 정착시켰다. 2017년 청주Fab장, 2019년 제조·기술 부문장을 거치며 불필요한 진단 지표를 절반 이상 제거하고 시스템 기반 관리 체제를 도입했다. 개발 부문과 협업 체계를 강화해 D램과 낸드 제품의 주요 수율 지표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이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양산 품질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 결과 SK하이닉스 제품에 대한 시장과 고객의 평가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곽 사장은 미래 AI 메모리 시장을 겨냥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공급 확대를 위해 청주 M15의 유휴 공간을 후공정 라인으로 전격 전환했다. 동시에 차세대 D램 생산기지인 M15X 투자를 과감히 추진하며 미래 AI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핵심 고객인 빅테크 기업은 물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전방위적 기술 협력을 전개 중이다. 6월에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차세대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 개발뿐만 아니라 AI 팩토리 구현을 위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샌디스크와는 낸드 기반 차세대 메모리인 HBF(High Bandwidth Flash)의 국제 표준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실적으로 증명한 곽 사장의 다음 목표는 ‘풀 스택 AI 메모리 공급자’다. 곽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AI 메모리 리더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파트너이자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