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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뚫은 기업 주가 더 올랐다
K뷰티 뒷심 '밸류체인 경쟁력' 꼽혀
화장품 관련주 동반 상승…K뷰티 수출 호조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이피알은 직전일 대비 10.66% 오른 4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바글로벌은 7.72% 상승했고, 아모레퍼시픽은 6.67%올랐다. 한국콜마와 LG생활건강도 각각 5.68%, 1.68% 상승했다.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이날 코스피가 8% 넘게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자 화장품주에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K뷰티 수출 호조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화장품 수출은 11억8000만달러로 역대 5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도 56억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이후 유통망 확대 K뷰티 기업 주가 호조
다만 올해 들어 화장품주가 모두 같은 흐름을 보인 것은 아니다.에이피알은 연초 이후 73.8% 상승하며 업종 내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달바글로벌과 한국콜마도 각각 29.4%, 25.1% 올랐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각 11.7%, 10.4%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성장 기업의 공통점으로 글로벌 유통망 확대를 꼽는다.
대표적인 사례는 에이피알이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 아마존에서 입지를 키운 뒤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뷰티 전문 유통업체 얼타뷰티 약 1500여개 매장에 입점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타깃 약 1500여 곳 입점을 완료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입점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 3월 세포라 입점에 성공해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주요 시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성장세는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매출은 7229억원, 영업이익은 1484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80%를 웃돌았다. 미국 매출은 2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고 일본 매출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매출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달바글로벌도 미국과 유럽 유통망 확대 수혜주로 꼽힌다. 비건 미스트 세럼을 앞세워 미국 아마존에서 입지를 키운 데 이어 얼타뷰티 약 1500개 매장과 코스트코 220여개 매장에 입점했다. 일본에서는 약 4000개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했으며 동남아 세포라와 인도·중동·남미 등 신규 시장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달바글로벌의 1분기 매출은 1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51억원으로 50% 늘었다. 모두 역대 분기 최대 기록으로,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했다.
한국콜마는 직접 브랜드를 판매하지 않지만 글로벌 브랜드와 인디 브랜드 주문 증가를 흡수하는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이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1분기 연결 매출은 7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영업이익은 789억원으로 31.6% 증가했다. 특히 국내 법인 매출은 3430억원으로 25%,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51.2% 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만의 강점은 밸류체인"
업계는 K뷰티 경쟁력의 핵심으로 한국이 구축한 화장품 밸류체인을 꼽는다.프랑스가 럭셔리 브랜드, 미국이 글로벌 유통망, 일본이 소재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한국은 원료와 용기, ODM, 브랜드, 유통 플랫폼까지 산업 전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에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글로벌 ODM 기업을 중심으로 원부자재 업체와 패키징 업체, 브랜드사가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수개월 안에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 판매까지 연결할 수 있는 구조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콜마 시가총액은 연초 약 1조5400억원에서 최근 1조9300억원 수준으로 3800억원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K뷰티 수요 확대가 브랜드뿐 아니라 제조 인프라를 담당하는 ODM 기업 가치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CJ올리브영의 미국 진출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미국 전용 온라인몰과 현지 물류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약 400개 브랜드, 5000여개 상품을 판매하며 국내 브랜드의 미국 진출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산업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글로벌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글로벌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고, 수출 품목도 기초 화장품에서 색조·헤어케어·향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류의 글로벌 확산, 한국의 압도적인 화장품 제조 인프라, K뷰티 특유의 혁신성, 가성비가 전 세계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며 "지금 속도면 향후 4~5년 내 세계 1위 수출국인 프랑스를 넘볼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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