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정원 개장 뒤 광화문광장 방문객 증가
민주당 공세 집중됐지만 보수층 결집 효과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집계에서 오 후보는 개표 막판까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다 결국 승리했다.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은 한강버스와 감사의 정원을 세금 낭비성 사업으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두 사업 모두 최근 이용·방문 지표가 개선되면서 공세의 파괴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서울시 핵심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시민 체감도와 도시 브랜드 효과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강버스는 지난 3월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이용객이 꾸준히 늘었다. 월별 탑승객은 3월 6만2491명, 4월 7만6488명, 5월 9만1126명으로 증가했다. 5월 탑승객은 월간 기준 최다였다. 일평균 탑승객도 3개월 사이 2000여명에서 2900여명 수준으로 약 1.5배 늘었고 지난해 9월 정식 운항 이후 누적 탑승객은 33만4603명으로 집계됐다.
감사의 정원도 논란과 별개로 광화문광장 방문객 증가 효과를 냈다는 서울시 통계가 나왔다. 서울시는 감사의 정원 개장 직후인 5월13일부터 23일까지 광화문광장 방문객이 134만73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1만750명보다 63만6600명 늘어난 수치다. 서울시는 BTS 공연 효과와 함께 감사의 정원 개장이 방문객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감사의 정원은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 의미를 담은 공간이다. 지상에는 23개 참전국을 상징하는 6.25m 조형물 '감사의 빛 23'이 설치됐고 지하공간 '프리덤 홀'에는 전쟁의 기억과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을 담은 미디어 콘텐츠가 조성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국 국기가 붙은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QR코드로 참전 역사를 확인하는 모습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시민단체 보조금 논란도 보수층 결집을 자극한 쟁점이었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시민단체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흘러갔다며 민주당 시정 복귀를 '박원순 시즌2'로 규정했다. 시민단체 보조금 문제는 단순한 예산 논란을 넘어 전임 민주당 시정과 현 오세훈 시정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소재가 됐다. 실제 오세훈 시장 부임 후 서울시 시민단체 보조금은 연간 약 2~3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오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던 쟁점들은 막판에 치명상으로 번지지 않았다. 한강버스는 이용객 증가 통계로, 감사의 정원은 관광객 방문 효과와 참전국 감사 메시지로, 시민단체 보조금 논란은 전임 민주당 시정 견제론으로 연결됐다. 여권의 공세가 오히려 보수층 결집과 시정 연속성 부각으로 이어지면서 오 후보 승리의 한 축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들 쟁점은 결과적으로 보수층 결집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강버스와 감사의 정원은 야권이 세금 낭비 프레임을 씌운 대표 사업이었지만 이용객과 방문객 증가 통계가 나오면서 오히려 오 후보의 시정 성과를 방어하는 근거가 됐다. 여기에 시민단체 보조금 논란은 전임 민주당 시정 복귀를 견제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보수 성향 유권자,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는 한강버스와 감사의 정원이 서울의 경쟁력과 국가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고, 이는 젊은 보수층 결집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