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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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부담이 커지면서 중고 전기차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3~4월 당근중고차에서 전기차 거래량은 1년 전보다 120% 넘게 증가했다. 거래 완료까지 걸리는 기간도 8일 이상 짧아져 내연기관차와의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고유가에 전기차 중고거래 급증


20일 당근중고차에 따르면 올해 3~4월 전기차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근중고차 전체 거래 증가율 55.8%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지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차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중고 전기차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3~4월 전기차의 평균 거래 완료 기간은 16.7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8일보다 8.1일 단축됐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의 거래 완료 기간은 14.9일에서 14.6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만 해도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9.9일 늦게 거래됐다. 올해는 이 격차가 2.1일로 좁혀졌다. 중고 전기차가 더 이상 일부 소비자만 찾는 틈새 매물이 아니라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속도로 거래되는 대중적 매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와 배터리 성능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가 높아진 점도 거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중고 전기차를 살 때 배터리 상태와 충전 편의성에 대한 불안이 컸지만, 최근에는 출퇴근용이나 세컨드카, 자영업용 차량으로 실용성을 따지는 수요가 늘고 있다.

4216만원 모델Y부터 172만원 트위지까지

차종별로는 테슬라 모델 Y가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평균 거래가는 4216만원이었다. 이어 현대 아이오닉 5가 2777만원, 테슬라 모델 3가 3169만원, 기아 EV6가 3056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권에는 승용 전기차뿐 아니라 화물·경형 전기차도 이름을 올렸다. 현대 포터 II 일렉트릭은 평균 거래가 1822만원으로 5위, 기아 레이 EV는 2006만원으로 6위, 기아 봉고 III EV는 1858만원으로 7위를 기록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유지비 부담을 낮추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초소형 전기차도 거래됐다. 르노 트위지는 평균 거래가 172만원으로 거래량 8위에 올랐다. 기아 니로 EV는 1833만원, 쉐보레 볼트 EV는 1567만원으로 각각 9위와 10위를 기록했다.

가격대도 넓게 형성됐다. 거래량 1위인 테슬라 모델 Y의 평균 거래가는 4216만원이지만, 르노 트위지는 172만원 수준이었다. 두 차종 간 평균 거래가는 약 24.5배 차이가 난다. 100만원대 초소형 전기차부터 4000만원대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까지 소비자들이 예산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중고 전기차를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근중고차는 최근 전기차 매물 등록 때 배터리 상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구매자가 전기차 거래의 핵심 정보인 배터리 상태와 충전 방식을 확인하고 매물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