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6일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요즘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가 별일 없는 것 같아 좋긴 한데, 그래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교육 내용이 AI 시대에 합당한지, 아이들에게 인권, 평화, 환경, 통일 등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안을 검토하느냐”고 물었다.
차정인 국교위 위원장은 “대입 제도를 개편할 때마다 국민에게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면서도 “AI 시대에 새로운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대입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대입 제도를 전혀 손대지 않고 교육 내용을 바꾸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논란을 불필요하게 야기하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고, 실용적으로 가자”며 점진적 실행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저는 교육 전문가가 못 된다”며 입시 제도 개편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과잉 경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입시 방법을 바꿔도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발언으로 관련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교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에서 서·논술형 평가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공개 석상에서 교육 및 입시 제도와 관련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교육 제도 개편이 논쟁적인 사안인 만큼 여론 분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차 위원장에게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구체적, 현실적인 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당부로 풀이된다.
김형규/고재연 기자 khk@hankyung.com